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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국 금융위기 불안감/태 최근 “금융주식거래 중단” 극약처방
입력1997-04-25 00:00:00
수정
1997.04.25 00:00:00
온종훈 기자
◎경제구조 비슷 비·인니·말연도 불똥 우려「태국 다음은 어디인가」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이 태국에 올라 붙은 금융위기의 불똥막기에 전전긍긍하고있다. 태국과 경제구조가 비슷해 안심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고조되고있는 것이다.
태국의 금융위기는 95년이후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면서 막이 올랐다. 역외금융 등으로 조달한 외자와 금융자산이 부동산으로 몰려들면서 금융시스템에 멍이든 것이다.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부동산가격이 급락하자 엄청난 부동산담보를 가진 금융기관들이 부실화됐기 때문이다. 그 결과 주가가 폭락, 지난달 태국 당국은 이례적으로 증시에서 금융주에 대한 거래를 중단시키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태국의 이같은 돌발사태를 「강건너 불」처럼 바라볼수 있는 동남아국가들은 거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들 국가 경제가 수출주도형인데다 고도성장에 따라 부동산가격이 지나치게 올라 거품이 꽉 끼여있기 때문이라는 점이 유사하다는 것.
동남아국가들이 금융불안에 휩싸인 것은 순항하던 경제에 최근 제동이 걸리고 있는 데 근본 이유가 있다. 성장률이 급강하, 10%대의 고도성장기에나 가능했던 「부동산잔치」가 파장국면을 맞고있는 것이다.
그러나 동남아국가들은 외국인 투자위축을 우려, 위기를 내색치않고있다. 피델 라모스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 22일 공식기자회견에서 『필리핀은 태국과 다르다』며 경제기반이 매우 건실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필리핀 주식시장의 현실은 라모스 대통령의 말과는 다르다. 메가월드, 엠파이어 이스트 랜드 등 주요 부동산금융회사의 주식이 급락하면서 지난 2월 1천2백선이었던 금융관련 주식지수는 1천대로 떨어졌다.
인도네시아도 사정은 비슷하다. 인도네시아의 지난해 부동산 관련대출증가률은 전체평균을 20%포인트나 웃도는 등 과열 양상을 보였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에 따르면 전체 대출의 20%이상이 부동산에 몰려있다. 총대출금의 25%가 부동산에 물린 태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태국의 금융불안이 본격화된 3월이후 금융주들이 급락한 것은 금융산업의 체질이 이처럼 취약하기 때문이다.
필리핀, 인도네시아보다는 경제가 탄탄한 말레이시아도 예외가 아니다. 정경 유착과 부패로 경제활력이 예전과 같지 않다. 경제사정이 더 악화되면 금융불안은 마하티르 총리의 고민거리가 될 것이다.<온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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