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대 스마트폰 제조사 팬택의 박병엽 부회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팬택 관계자는 “박 부회장이 국내외 스마트폰 시장에서 팬택의 실적이 좋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24일 오후 은행 채권단에 사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박 부회장의 사퇴를 결심한 것은 최근 스마트폰 판매 실적이 좋지 않은 것과 관련해 채권단 등에 책임감을 느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워크아웃 당시부터 지금까지 쉬지 못하고 업무를 계속한 데 따라 건강상 문제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팬택은 박 부회장의 사퇴 이후 고강도 사업구조 혁신을 시도할 계획이다. 사업 규모를 축소하고 인력 일부를 줄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력 감축은 구조조정 방식이 아니라 직원들로부터 6개월 무급 휴직 신청을 받아 시행하게 된다. 무급 휴직 규모는 800여명으로 팬택 전체 인력의 ⅓∼¼ 수준이 될 전망이다.
무급 휴직을 통한 직원들의 고통 분담도 박 부회장이 사퇴를 결심하는 이유가 됐다는 게 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한편 팬택은 당분간 해외 사업은 그대로 유지하는 상황에서 국내시장에 집중도를 높여 현재 15만대인 월간 판매량을 20만대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목표로 제시할 예정이다.
과거의 35만대 수준보다는 다소 줄어들었지만 일단 현재 상황을 타개하는 것으로 1차 목표를 삼겠다는 것이다.
또 팬택 제품의 사후지원도 오히려 강화해 브랜드 가치를 장기적으로 키우는 것에 집중할 계획이다.
팬택이 이 같은 사업구조 혁신을 진행하는 것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삼성전자와 애플이 양분하고 있는데다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하고 마이크로소프트(MS)도 노키아를 인수하는 등 소프트웨어(S/W) 업체들이 제조업을 끌어안은 상황이 ‘위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제품력을 키우는 것은 블론 사후지원을 강화해 브랜드 가치와 이미지를 제고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박 부회장은 현재 보유한 팬택 지분이 없기 때문에 부회장직을 사퇴하면 공식적으로 팬택과의 인연은 끊어진다.
그러나 박 부회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는 점에서 이번 사의 표명도 일종의 ‘승부수’가 아니냐는 관측도 업계 일각에서는 나오고 있다.
박 부회장은 지난 2011년 말 회사의 워크아웃 졸업을 앞두고 사의표명을 했다가 약 1주일만에 경영에 복귀한 바 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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