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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해빙무드 냉각 우려/남·북한 적십자 북경접촉 결렬
입력1997-05-06 00:00:00
수정
1997.05.06 00:00:00
양정록 기자
◎육로수송·기탁단체명 표기 등 절충점 못찾아/시기 안정한 재회동엔 합의 “실낱희망” 기대 남북한 2차 북경접촉이 5일 결렬됨에 따라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관계에 적신호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이날 회담은 민간의 대북식량지원 물자 직접 전달을 위한 절차문제에 관한 협상이 상당히 진전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날 회담에서 지원규모 및 시기문제와 관련, 한적측은 민간의 기탁을 받아 물품을 전달하는 것이므로 사전에 지원규모와 시기를 확실히 약속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리측은 기탁 즉시 물자를 전달할 것과 정부차원에서 민간 지원활동을 활성화시킬 추가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제안했다.
이와함께 우리 측은 『그동안 지원한 것보다 앞으로 전달하기 위해 현재 기탁돼 있는 규모가 더 많다』고 밝혀 북측의 기대를 어느 정도 해소해주는 선에서 북적측의 양해를 구했다.
이에 북적은 시기 및 지원규모 확정을 1차에 이어 재차 요구해 와 4년 9개월여만에 다시 열린 남북간 협상은 또 무위로 끝났다. 회담결렬 후 북적측은 『양측이 모든 것을 명백하게 해야 한다』고 다시 강조했다.
이날 양측대표단은 1차접촉에서 서로 상대방의 입장에 대해 충분히 의견을 교환했고 이번 협상자체가 실무적인 문제인 점을 들어 시작전부터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혀 한때 기대에 부풀기도 했다.
하지만 백용호 북적수석대표는 협상 시작 30분전에 나타나 국내외기자들이 질문 공세를 퍼붓자 『큰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몰려왔느냐』면서 회담타결전망에 대해 『시기상조다. 좀 더 기다려봐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1차접촉 후 취재진들의 질문에 대해 상당히 협조적이던 북적대표단이 이날 2차접촉에 앞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정작 판문점을 통한 육로수용 여부 등 구체적 질문에 대해선 답변을 회피, 협상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워질 것임을 시사했다.
이날 한적은 대규모 식량지원문제에 대해 북한이 4자회담에 응할 경우 상당량의 식량을 빠른 시일내 확보할 수 있도록 최대한 유의하겠다는게 정부의 입장임을 전달하는 등 협상타결을 위한 북적의 협조를 구했다.
이에대해 북적은 북한내에서 분배하는데 따른 문제와 지원규모의 확정 등을 1차에 이어 다시 거론, 절충점을 찾는데 실패했다.
이와함께 북적측은 우리측이 제안한 한적마크나 기탁단체명 표기 등에 대해 1차회담전부터 전달자가 남한이라는 사실이 주민들에게 알려지는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여서 쉽게 받아들일 수 없을 것으로 예견됐다.
이번에 양측의 입장과 주장에 이견이 적지않아 협상은 일단 결렬됐지만 언제 어느때인지 정하지 못했지만 다시 만나기로 합의, 남북한 재접촉 가능성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은 남아있는 셈이다.<양정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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