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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시대 알짜기업] 기고.. 이한구 대우경제연구소장
입력1999-02-08 00:00:00
수정
1999.02.08 00:00:00
금년은 외환위기를 맞아 IMF관리를 받기 시작한 지 2∼3년차에 해당하는 해이다. 그동안 외환위기를 넘기고 대외신뢰도를 다시 찾기위한 구조조정의 틀을 만들었다면 올해는 그것을 실천하는 해가 된다. 거기다가 정부는 매우 의욕적인 경기회복정책을 수행하려는 자세를 보인다. 그래서 내수시장은 좋아지는가?큰 틀로 보면 정부의 경기회복정책과 기업구조조정의 강요정도, 금융구조조정(특히 금융부실채권의 정리)과 관련한 재원조달가능성과 진행속도에 따라 국내총수요의 규모가 결정될 것이므로 좀더 두고 볼 필요가 있다. 주식시장과 부동산경기를 부추기면서 소비심리와 투자심리를 개선시키는 정도와 시기가 대기업 구조조정과 금융부실정리에 따른 디플레 정도와 시기와 상쇄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기업경영자의 입장에선 경기수준에만 매달릴게 아니다. 시장이 질적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국내시장규모는 이미 97년보다 10∼30%정도 줄어들었지만 더이상 축소될 것을 염려할 필요는 당분간 없어 보인다. 기존 경쟁자들이 많이 죽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시간이 경과하면서 새롭게 무장한 경쟁자들이 등장할 것이다. 이미 많이 내려간 금리를 지불하면서 조달한 자금으로 값싼 설비를 새로 사서 과거보다 10∼40%정도 내려간 노동비용을 갖고 과거 사업구조조정부담없이 새롭게 시장에 진출하는 국내외기업들이 눈에 자주 띄일 것이다.
둘째, 국내시장은 양극화가 더 진행될 것이다. 중산층 붕괴는 몇 분기 더 지나가야 중지하겠지만 소득계층상 상위 20%에 속하는 부류의 사람들은 좀더 과감하게 소비할 의욕과 능력을 갖추었다. 지방과 서울이 다르고, 상품과 서비스의 종류에 따라서도 소비수요변화의 속도는 크게 차이가 날 것이다. 이와 같은 양극화는 기업간에도 많이 나타난다. 부익부 빈익빈, 강익강 약익약의 현상에 따라 경쟁의 패턴이 달라지고 투자재수요패턴이 달라진다.
셋째, 금융시장의 변화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겠다. 기존의 폭넓은 자본자유화 조치에다 금년 4월이후 과감해질 외환자유화까지 감안하면서 국내은행의 해외매각까지 실현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또 대기업 부채비율만 200%이내로 강요하라는 법은 없다. 자연스레 금융업계의 스탠다드가 폭넓은 대외개방과 연계되어 낮은 부채비율(즉 직접금융 선호)에다 해외금융의존도의 상승현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만큼 프로젝트 관리·현금흐름 체크가 중시될 것이다. 그리고 작년이래 계속되는 중견기업 등에 대한 무조건의 금융연장은 언제까지나 지속될 수 없는 것이고, 30대 재벌의 구조조정과정에서 유탄이 곳곳으로 번질 위험성 또한 크다. 만만치않은 제2금융권의 부실정리도 불확실성 가속과 국내수요 저하요인으로 한몫을 할 것이다. 금리와 환율의 변동폭 상승은 금융구조조정과 실업자구제사업에 몰두할 재정의 불확실성에도 연유한다.
넷째, 외국기업의 상대적 유리성이다. 금년은 외국자본유치를 위해 무엇이든지 할 것만 같은 정책적 자세에다가 업계의 관행과 제도는 빠른 속도로 글로벌 스탠다드내지 외국 스탠다드로 바뀔 것이고 그들은 값싸게 조달한 국내시설과 인력에다 많은 경우 독과점지위까지 얻기 때문이다.
이상과 같은 기업환경변화 속에서 우리 기업들은 금년에도 생존을 제일의 경영목표로 삼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작년과 다른 점이라면 갑작스레 늘어난 부채상환부담이나 신용경색이 덜어지는 대신 본격적으로 영업이익을 챙기면서 미래시장의 선점을 겨냥하는 여유(?)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없이는 직접금융시장에서 주주를 끌어 모을 수 없고, 외국인지배하에 들어간 은행의 자금조이기에서 벗어나질 못하며, 세계차원에선 공급능력이 수요규모를 초과하는 시장에서 설비과다·인력과다·차입과다의 선결과제를 풀어낼 수 없다. 그런데 신규차입이 불가능하고 자산매각으로 생긴 현금은 부채상환용으로 돌려야 하는 상황에서 현금흐름을 좋게할 방법은 결국 과거 어느 때보다 높은 수익을 실현하는 길밖에 없다.
그런데 마침 엄청나게 높은수익을 실현시킬 수 있는 길은 생산요소가격의 전반적 하락, 후발경쟁자들의 전열교란에서 연유하는 시장점유율 제고, 국내외시장에서 바뀌는 경쟁조건과 산업개편, M&A 등의 물결속에서 나타날 새로운 규칙에의 사전대비, 사업분야의 재구성에 따른 자본생산성제고 등에서 과거보다 쉽게 찾을 수 있게 되었다. 다만, 남보다 먼저 준비를 마친 기업에만 해당되는 얘기이다.
또 수익성제고는 개별 팀단위, 사업본부단위, 회사단위뿐 아니라 업계공동으로, 또 외국동업계와 연합해서 생산성과 효율성 올리는 창의성 발휘를 통해 다양하게 실현시킬 수 있는게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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