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년 낸드 플래시와 D램 등을 합한 전체 메모리 투자를 올해 보다 5% 이상 줄인다.
전세계 D램시장의 60%, 낸드시장의 50% 가량을 장악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속도 조절은 글로벌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물량 과포화에 따른 안정적인 가격 유지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19일 반도체시장 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는 최신 자료를 통해 내년 메모리 반도체 투자가 이같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낸드 투자금액이 35억달러에서 2013년에는 31억달러로 약 11.4% 감소한다. SK하이닉스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이 회사의 낸드 투자 규모는 올해 20억달러에서 내년에는 16억달러로 약 20% 감소할 것으로 아이서플라이는 전망했다.
메모리의 한 축을 차지하는 D램의 경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내년 투자 규모를 올해 보다 소폭 축소하거나 보합 등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낸드 플래시 투자 축소에 따라 삼성전자의 내년 전체 메모리 투자 금액도 감소한다. 삼성전자의 전체 메모리 투자 금액은 올해 57억달러에서 내년에는 54억달러로 5.3% 줄어든다. SK하이닉스 투자 규모도 올해 37억달러에서 내년 34억달러로 6.8% 줄어드는 것으로 아이서플라이는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서는 이유는 물량 과포화와 그에 따른 안정적인 가격 유지가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1위와 2위이기 때문에 투자보다는 안정적인 가격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내년에 세계 경기가 침체될 것에 대비 가격의 추가적이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투자를 줄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메모리 업계 1위인 삼성전자는 2009년 리먼 사태로 세계 경기가 침체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적정 규모의 메모리 투자를 유지해왔다. SK하이닉스도 투자를 지속하며 세계 반도체시장을 이끌어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투자 금액은 더 감소할 수도 있다는 것이 아이서플라이의 설명이다. 그 이유로 올해 상당 부문 투자가 이뤄졌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경기가 더 어려울 수 있어 상당히 보수적으로 반도체 투자금액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전동수 삼성전자 DS메모리 사업부 사장은 이날 "(아직 투자계획이 결정된 것은 없다며) 하지만 내년에 경기가 좋지 않아 공격적으로 투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보수적으로 투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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