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이 400억원에 불과한 코스닥 기업 한광이 최근 대차잔액이 급증한 데 이어 공매도 물량도 쏟아지며 주가가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기계생산 업체 한광이 최근 3D프린터 테마주에 편승하면서 주가가 반짝 상승하자 내부적으로 3D프린터 수혜주가 아니라는 사실을 아는 대주주 가운데 일부가 주식을 빌려주면서 공매도를 유발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4일 한광은 전날보다 0.85% 내린 2,320원에 장을 마치며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최근 3D프린터 테마주가 관심을 받자 한광은 레이저가공절단기를 만든다는 이유로 지난달 19일 이후 사흘 동안 11%가량 상승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거래량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평소 2% 수준이던 한광의 신용거래는 8월 들어 급증하면서 6%대로 올라섰다. 이 기간 신용거래 물량만 약 50만주 이상이 유입됐다.
3D프린터 테마가 생긴 지 3일 만인 8월21일부터 대차거래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최근 2주 동안 약 100만주에 가까운 대차잔액이 들어왔으며 이에 따른 공매도 물량도 크게 늘고 있다. 같은 기간 공매도 수량은 32만주가량 쏟아졌으며 이에 따라 주가는 최근 9거래일 동안 약 15%가량 하락했다.
현재 한광의 지분 구조를 보면 계명재 대표이사가 19.24%(349만여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배우자인 권미경씨가 3.36%(60만여주)를 가지고 있다. 나머지 77.49%는 모두 소액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시가총액이 400억원에 불과한 종목에 대차잔액이 빠르게 증가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특히 한광처럼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회사의 대차잔액이 증가해 공매도 물량이 나오고 있다는 것 자체가 드문 사례"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대주주 이외에 대부분이 소액주주로 구성돼 있어 이런 종목은 주식을 빌리기도 쉽지 않다"며 "최근 3D프린터 수혜주라고 평가돼 주가가 일시적으로 오르자 회사 내부를 많이 아는 누군가가 공매도를 통해 차액을 얻으려는 시도를 하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한광 관계자는 "최근 대차잔액이 늘어나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일일이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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