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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EU 민주주의의 승리

유럽연합(EU)의 산하 기관중 최근의 혼란상에서 가장 이미지와 영향력이 높아진 기관은 유럽의회다. 그동안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에서 벗어나면서 미소마저 짓고 있다. 집행위가 부패와 관리력 부재 등의 문제를 고치지 못했다는 통렬한 비판에 따라 집행위원 전원 사임이라는 위기에 몰리면서 권력은 관료에서 의회로 이동하고 있다.이같은 과정은 EU의 발전이라는 점에서 보면 필수적이고 긍정적인 단계라 할 수 있다. 집행위, 각료위원회에 대한 민주적 통제가 부족하다는 점은 집행위의 가장 큰 문제점중 하나였다. 따라서 이번 주 들어 민주적 통제력이 크게 보강된 셈이다. 의회는 선거를 통하지 않은 관료들에게 책임을 묻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앞으로 갈 길은 멀기만 하다. 제일 먼저 할 일은 유럽의회 의원들도 도덕적으로 깨끗해져야 한다. 의회는 의원들의 지출을 규제하려 한다든지, 보좌관 임명 제도를 개선하고자 할 때마다 너무 굼뜨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집행위에 대해 투명성, 공직자 윤리강령 등과 관련해 요구했던 그 모든 것들을 의회도 받아들여야 마땅하다. 이는 유럽 의회가 암스테르담 협정에 따라 앞으로 권한이 확대될 예정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대목이다. 유럽의회는 앞으로 각료위원회와 공동으로 결정하게 될 입법활동량이 현재 전체 입법의 3분의1 정도에서 3분의2로 확대될 것이다. 의회는 이제 매우 중요한 기관이 될 것이다. 이처럼 위상이 제고되면 이에 맞춰 의회도 보고서 작성, 법 개정 등의 업무에서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EU의 정책결정은 정지될 수도 있다. 유럽의회 의원들이 선거구에 더 신경을 써야하고 자신들을 더 알려야 하는 시기가 왔다. 오는 6월 실시될 선거에서 선거구민들이 투표소로 가서 자신에게 표를 던지도록 설득해야 한다. 대중적인 활동도 중요하지만 의회 내부의 잘못을 바로잡는 일도 중요하다. 그래야 의회가 EU 산하기관들의 진정한 파트너로 자리하게 될 것이다. 파이낸셜 타임스 3월18일자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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