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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제재 움직임에 정유사들 속앓이

이란산 의존도 10~20% 상황 악화로 수입 차질땐 원유 공급대란 불가피<br>현물거래 비중 확대… 수입선 다변화 등 검토


최근 이란의 핵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이란에서 원유를 수입하는 국내 정유사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최대 20%에 달하는 정유사들로서는 현지 상황 악화로 수입에 차질을 빚을 경우 당장 원유 공급 대란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유업계는 수입선 다변화와 함께 현물시장 거래 비중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자칫 이란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5일 외신과 정유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의혹을 제기한 뒤 미국이 우리 정부에 대(對)이란 제재 강도를 더욱 높여달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해줄 것을 비공식적으로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더해 이란 핵시설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향후 이란산 원유의 수출 자체가 전면 중단될 가능성도 고조되고 있다. 이처럼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국내 정유사들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전체 원유의 20%를 이란에서 수입하고 있는 현대오일뱅크는 아직 공급차질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향후 현지 상황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현물거래 비중을 높이거나 인근 중동 국가에서 원유를 수입하는 방안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이란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의 영업정지로 원유 대금결제에 애를 먹었던 현대오일뱅크로서는 당시의 악몽이 되풀이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안정적인 원유수급을 위해서는 이란을 대체할 만한 장기 공급처를 발굴해야 하지만 이란산 원유가 다른 원유에 비해 경제성이 높은데다 이란과의 신뢰도 문제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며 "만약 이란산 원유 공급이 중단될 경우 중동산 원유의 가격폭등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란산 원유의 수입 비중이 10%를 차지하는 SK에너지 역시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수입선 다변화와 같은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아울러 국내 정유사들은 지난해 미국의 이란 제재 이후 달러결제에서 바꾼 원화결제가 어려워질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란이 이전보다 더욱 강력한 제재를 받게 될 경우 계속 달러화 대신 원화 결제를 고수할지 의문시되고 있다. 올 1~8월 우리나라가 이란에서 들여온 원유는 약 5,719만배럴로 전체 원유 수입량의 9.39%를 차지하고 있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58억3,187만달러로 사우디ㆍ쿠웨이트ㆍ아랍에미리트 등에 이어 6위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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