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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출입·보안 등 모든 시스템 연결 사물인터넷으로 '스마트 에너지 관리'

건물 시스템에 IP부여 통합관리

전기요금 확 줄여 투자비 회수

세계 첫 에너지경영시스템 인증

슈나이더 일렉트릭 본사 전경.

프랑스 파리에서 서쪽으로 20분 가량 차를 타고 가 도착한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본사 르 하이브(Le Hive)는 세계 최초로 ISO 50001(에너지경영시스템) 인증을 받은 최첨단 에너지 절감 빌딩이다. 그러나 건물 밖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소가 설치돼 있다는 점 말고는 외관상 별다른 특이점은 없었다.

실제로 2008년에 지어진 르 하이브는 처음부터 에너지 관리 시스템이 잘 갖춰진 건물이 아니었다. 글로벌 에너지 관리 전문기업인 슈나이더 일렉트릭이 입주하면서 건물의 외형은 그대로 둔 채 소프트웨어만 바꿔서 에너지 절감 빌딩의 모범사례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그 당시 45만 유로(6억5,000만원)를 투자했다. 이후 줄어든 전기요금으로 4년 만에 투자비를 회수했다. 올해부터는 투자수익을 얻게 된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이 강조한 에너지 절감의 핵심은 '통합'이다. 건물 안에 있는 전기배선, 조명관리, 냉난방, 환기, 보안, 출입관리 시스템 등에 IP(인터넷 프로토콜)를 부여하고 서로 연결시키는 것이다. 르 하이브의 건물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버트란트 구아리노스 이사는 "빌딩의 에너지 관리를 최적화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은 모든 시스템끼리 서로 소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르 하이브는 벌집 모양의 7층짜리 건물이다. 이 안에 있는 4,510개의 전등과 3,000개의 냉각장치, 2,424개의 전동 차광막 그리고 2,000여개의 센서와 각종 정보를 수집하는 186개의 미터기 등은 10분마다 에너지 소비량 등 각종 정보를 에너지 모니터링 포털로 보내고 과다사용 등 이상 여부를 확인한다. 사물인터넷(IoTㆍInternet of Things)을 에너지 관리에 적용한 셈이다.



사물뿐만 아니다. 건물에서 일하는 1,800여명의 직원들도 RFID(무선주파수 인식) 칩이 달린 명찰을 달고 근무한다. 천장에 달린 센서는 그들의 동선을 파악해 공간이 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있는지, 직원들의 근무환경은 쾌적한 지 여부를 점검한다.

이자벨 장 다뉴이 글로벌 마케팅 이사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선 집이나 빌딩, 데이터 센터, 공장 등에서 쓰는 에너지를 디지털 정보로 바꾸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며 "그 후에 유연한 에너지 관리 플랫폼 기반을 구축하고, 시스템의 규모를 키우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1836년 프랑스에서 설립돼 올해로 178년이 됐다. 지난해 매출 규모는 240억 유로, 약 35조원으로 '지속가능성이 높은 기업' 10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19세기에는 철강, 중장비, 조선 등 하드웨어 제조에 주력하다가 20세기에 전력, 자동화 및 제어 등 SW 솔루션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21세기 들어서는 에너지 관리 전문회사로 변신해 글로벌 리딩 컴퍼니로 확실한 자리를 잡았다. /파리=우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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