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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은 항체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의 선두주자로 새 역사를 쓰고 있다. 현재까지 항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선진국 기준에 맞춘 임상시험 진행을 통해 허가받은 제품은 셀트리온의 관절염치료제 램시마와 유방암치료제 허쥬마 단 두개 뿐이다.
유럽 의약품청(EMA) 임상시험계획신청서(IND) 승인을 기준으로 각 제품별 항체 바이오시밀러 개발 동향을 보면 현재 올해 유럽 특허만료 예정인 레미케이드의 경우 램시마가 유일하게 EMA의 제품허가가 완료된 상태로 경쟁제품이 없다. 램시마는 2012년 한국을 시작으로 지난해 유럽에 이어 올해 캐나다·일본 등 선진국 규제기관에서 판매허가를 획득했다. 터키 등 이머징 마켓에서도 허가를 받는 등 순조로운 허가절차를 밟고 있다. 셀트리온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램시마 판매허가를 신청했다.
유럽에서 올해 특허가 만료되는 허셉틴의 경우도 셀트리온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허가단계에 진입했으며, 암젠과 화이자가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허셉틴은 이미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는 허가를 따냈다. 셀트리온이 보유한 '램시마'와 '허쥬마'의 전 세계 시장규모는 약 15조원에 달한다.
이처럼 셀트리온 항체 바이오시밀러 개발에서 후발주자들과 상당한 간격을 유지한 채 선두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EMA IND 후 임상 및 제품 허가에 4~5년 이상 소요된다는 점에서 바이오시밀러간 경쟁 없이 저렴한 가격을 바탕으로 오리지널 제약사와의 1대1 경쟁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항체의약품은 높은 개발비용, 복잡한 제조공정으로 인해 생산원가 자체가 높고, 소수의 경쟁제품만 존재하기 때문에 다국적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높은 약가가 형성돼 있다. 이 때문에 주로 선진국에서 처방돼 왔으며, 높은 가격을 지불할 능력이 없는 아시아지역과 남미지역 등의 개발도상국 환자들은 치료받을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실례로 미국시장 기준으로 보면 류마티스 관절염치료제의 환자 1인당 연간치료비는 1만5,000~2만달러에 달한다. 유방암 치료제인 허셉틴의 경우에는 6개월에 3만6,000달러가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셀트리온의 항체 바이오시밀러의 등장은 가격 때문에 치료받을 기회를 갖지 못했던 개발도상국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희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국가별 의료 재정부담 완화에 기여하는 폭이 매우 클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셀트리온의 강점 중 하나는 폭넓고 다양한 제품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 자체 개발한 두 개의 블록버스터 항체의약품 외에도 12개 종류의 다양한 항체의약품을 개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글로벌 임상 1상을 성공적으로 완료한 리툭산바이오시밀러(CT-P10)가 주요 파이프라인에 포함돼있다. 또 다른 블록버스터 항체제품인 엔브렐바이오시밀러(CT-P05)가 임상 준비 단계에 있다. 이는 다국적 제약사의 개발제품 수와 비교해도 적지 않은 숫자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매년 1~2개의 새로운 제품을 런칭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셀트리온은 항체 새로운 시장을 대비한 바이오베터(Bio-better)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고유 기반기술을 바탕으로 항체신약 분야로 개발영역을 넓히고 있다. 즉, 항체바이오시밀러·항체바이오베터·항체신약으로 이어지는 단계별 선점 전략을 통해 기존 다국적제약사 중심이었던 항체의약품 분야에서 새롭게 도약하고 있다.
바이오베터 의약품의 경우 세포 독성을 갖는 합성의약품을 항체에 접합한 융합 개념의 의약품이다. 셀트리온은 이 분야에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광견병 바이러스 및 Hepatitis B 바이러스 감염 환자 치료를 위한 항체신약을 개발 중이다. 세계 최초로 개발 중인 항체신약 종합독감치료제 CT-P27은 임상1상과 글로벌 임상 2A를 성공리에 끝냈다.
실적 측면에서도 승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2,660억원을 기록해 지난 한해 동안의 매출액 2,262억원을 넘어섰다. 반기누적 영업이익 또한 1,336억원으로 지난해의 영업이익 998억원을 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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