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채무불이행 등 특정 기업의 신용 이벤트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되는 신용연계 파생결합증권(DLS)이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대부분 만기가 3~6개월로 짧은데다 기업이 채무불이행 같은 일만 겪지 않으면 시중금리를 웃도는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일반 개인들의 관심이 높다.
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신용연계 DLS 발행량은 1,55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969억원)보다 60.4% 늘어났다. 전체 DLS 발행량이 지난해 1·4분기 7조3,815억원에서 올해 1·4분기 5조4,404억원으로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DLS시장의 위축 속에서도 신용연계 DLS는 꾸준히 몸집을 불리고 있는 셈이다.
신용연계 DLS는 발행대상이 되는 기업에 파산·채무불이행·채무재조정 등의 신용 이벤트가 발생하지 않으면 약정된 금리를 주는 상품이다. 대개 증권사들은 고객들의 자금을 모아 은행 예금이나 우량 회사채에 투자한 뒤 해외 기관과 신용부도스와프(CDS) 거래를 통해 추가 수익을 추구해 투자자들에게 돌려준다.
신용연계 DLS의 장점은 우량 기업의 신용 이벤트를 기초자산으로 해 원금 손실 가능성이 극히 적다는 점이다. 대부분 국제 신용등급 A등급 이상인 포스코·SK하이닉스 등을 대상으로 한다. 이들 기업이 파산이나 채무불이행 같은 리스크에 직면할 가능성은 극히 낮기 때문에 사실상 원금보장형 상품에 가깝다.
박은주 한국투자증권 DS부 마케팅 팀장은 "금이나 은 등 상품 가격을 기초로 발행되는 DLS는 기초자산의 가격이 급락할 경우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하는 경우가 종종 나오는데 신용연계 DLS는 그런 경우가 매우 드물다"며 "수익률도 연 3~4%대로 시중금리보다 높기 때문에 고객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만기가 짧은 정도 장점이다. 보통 만기가 3~6개월로 설계돼 단기로 자금을 굴리려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한국투자증권은 9일까지 중국은행(Bank of China)의 신용 이벤트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아임유 DLS 423호'를 200억원 한도로 모집한다. 만기는 91일이며 4월10일부터 7월8일까지 중국은행에 파산, 지급불이행 및 채무재조정 등의 신용 이벤트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 만기일인 7월10일에 연 수익 3.3%를 지급한다. 중국은행은 중국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은행 중 하나로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로부터 신용등급 A를 받고 있어 큰 변수가 없는 한 만기상환될 것이라는 평가다.
하나대투증권은 주기적으로 한국 국채 신용연계 DLS를 판매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 국채에 지급불이행·채무재조정 및 지급유예가 발행하지 않을 경우 연 3.05%의 수익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신용등급 하락은 조건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거의 만기에 상환된다고 보면 된다는 게 하나대투증권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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