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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대는 물가 … 저평가에 절세혜택까지 매력 만점

물가 뛸수록 수익률 쑥쑥 올들어 거래량 6배 늘어

일반국채보다 변동성 커 최소 3년 장기투자 필요 비과세 올해 종료 서둘러야





뛰는 물가를 반가워할 이는 없다. "만원짜리 한 장 갖고 시장가면 살 게 없다"는 주부들의 말 마냥 물가가 오르면 오를 수록 식탁 위 반찬수가 줄어들고 내 입맛도 떨어진다. 반찬과 식욕뿐이겠는가. 신나게 뛰는 물가와 달리 가계 기업의 살림살이는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반면 물가가 오를 수록 묘한 웃음을 짓는 상품이 있다. 물가에 연동해 수익률이 나타나는 '물가연동국채(이하 물가채)'가 그 주인공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물가채13-4의 2월 27일 기준 월 평균 거래량(장내+장외)은 24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 처음 발행된 이후 9~12월 월평균 50억원 대로 부진했던 물가채는 거래량은 올 1월 301억원, 2월 247억원으로 새해 들어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수요가 확대되면서 전체 물가채 발행도 늘어났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 1월 물가채 발행 규모는 1,50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1월(4,169억원) 이후 가장 많은 양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평균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1999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낮은 1.3%에 머물면서 물가채 발행이 고사 지경까지 갔고, 급기야 기획재정부가 물가채 유통 활성화를 위해 교환입찰(6월 발행된 13-4호를 이전 물가채들과 교환해 주는 것)까지 나서며 유동성을 공급하기에 이르렀다.

고사 직전까지 갔던 물가채가 다시 살아나는 것은 올해 전년 대비 눈에 띄는 물가상승이 전망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제시한 올해 예상 물가상승률을 지난해보다 1%포인트 높은 2.3%다. 여기에 각종 공공요금 인상과 원화강세 등의 영향으로 올해 물가상승률은 2% 후반대를 기록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물가채 가격이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도 투자심리를 개선에 한몫을 하고 있다. 물가채 가격변동을 나타내는 BEI(Break Even Inflationㆍ10년물 명목 국채 수익률-물가채 수익률)지수는 지난해 6월 말 2.26%에서 2월 27일 기준 1.91%까지 떨어져 있다. BEI가 하락할수록 물가채 투자 매력은 커진다.

김명실 KB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세금부문에서의 혜택과 현재 물가채 가격의 저평가, 그리고 향후 물가상승부분 반영으로 인한 가격상승 가능성 측면에서 볼 때 개인들의 물가채 매수가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11-4, 그리고 개인들의 매수외면으로 저평가를 받아왔던 13-4 종목의 가격 정상화가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기대했다.

13-4 물가채의 경우 표면금리가 1.125%인데 물가가 3% 정도 상승하고, 물가채 가격 반등에 따른 자본이득까지 고려하면 연 5%가 넘는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특히 물가채는 올해까지 절세 혜택이 기대되는 상품이란 점도 염두해야 한다. 물가채는 물가상승률에 따라 수익을 낸 부분에 대해선 세금을 물리지 않는데, 정부는 내년부터 발행되는 물가채에 대해서는 물가상승분에 과세할 방침이다.

염상훈 SK증권 연구원은 "물가채에 대한 세제혜택이 내년부터 종료되는 만큼 지금부터 물량을 적극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물가채는 10년 이상 장기 국채로 33% 분리 과세돼 최대 41.8%의 소득세를 물 수 있는 고액자산가에 매력적인 상품"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수익 전망은 어디까지나 물가가 상승했을 때에 한정된다는 점을 유념하자.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낮을 경우 기대했던 수준 이하의 수익률에 머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말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물가채 인기가 상승했지만, 실제 지난해 물가상승률이 역사상 최저 수준에 머물면서 투자자들은 쓴맛을 봐야 했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물가채는 물가상승 기대감으로 수익을 보전받는 상품인 만큼 표면금리가 일반국채보다 낮아 채권가격 변동성도 큰 편"이라며 "투기적인 접근보다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안 자산의 측면에서 장기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물가채가 10년 이상 장기채권인만큼 1~ 2년을 염두하고 투자에 나설 경우 손실이 커질 수 있으니 최소 3년 이상을 보고 매수하라는 이야기다.

매수 시기도 중요하다. 허은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채 금리는 상반기 명목금리 하락세에 연동되고 하반기엔 물가상승으로 금리상승세가 제한돼 연간으로 소폭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계절적으로 1·4분기에는 전월 대비 물가상승률이 클 것으로 보여 물가채에 반영되는 시차가 2개월임을 감안하면 2·4분기에는 물가상승에 따른 원금 상승폭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상반기 중에는 낮은 물가상승률이 유지되는 가운데 경기회복에 대한 의구심으로 명목국채가 강세를 보일 전망"이라며 "BEI 스프레드도 횡보가 예상되는만큼 BEI 매수 포지션(물가채 매수, 명목국고채 매도)은 상반기 말에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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