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맥증권이 이익금 반환협상을 진행하고 있고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한 부실금융기관취소 소송 결과도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은 당초 오는 14일까지 부실을 해소하라고 '데드라인'을 정해줬지만 이 같은 사정을 감안해 최대 6개월의 시간을 더 줄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일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한맥증권이 이익금 반환협상과 소송을 진행하고 있어 곧바로 인가 취소보다는 경영개선 기간을 3~6개월 더 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일 금융위 정례회의 안건으로 올라가는 한맥증권 금융투자업 인가 취소에 대한 판단이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관계자는 "금융위 정례회의는 금융위원들이 토론해 결정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결과를 장담할 수는 없다"면서도 "위원들 사이에 한맥증권의 특수한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 조금 더 시간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 당국으로서는 최근 증권사 20여곳의 최고경영자(CEO)들이 한맥증권 인가 취소 조치를 유예해달라고 탄원서를 낸 것도 부담스럽다.
금융위는 지난 1월 주문실수 여파로 부채가 자산을 311억원 초과한 한맥투자증권을 부실금융회사로 지정, 14일까지 영업정지하고 경영개선 명령을 내렸다. 한맥투자증권은 지난 4월 금융위에 경영개선계획을 냈지만 승인되지 않았다. 한맥증권은 주문실수로 이익을 본 싱가포르 소재 미국 헤지펀드 캐시아캐피털파트너스와 이익금 반환협상을 벌이고 있고 금융위를 상대로 '부실금융기관취소'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주문실수로 대규모 피해를 입은 한맥증권은 법적 다툼이 있는 파생상품 착오거래 손실액을 부채로 잡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실제 한맥증권 주주들은 지난달 27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주문 실수에 따른 손실액을 확정적인 금액으로 재무제표에 반영해서는 안 된다며 2013회계연도(2013년 4월~2014년 3월) 재무제표 승인안을 부결시켰다.
한맥증권의 한 관계자는 "비록 사고는 났지만 고객 피해가 전혀 없고 공적자금 투입 가능성도 전무하다"며 "한맥증권에 대한 금융투자업 인가를 취소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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