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의 최신 스마트폰에 피로감을 느껴 단순한 기능의 3세대(3G) 피처폰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통신 업계에 따르면 이동 통신3사의 휴대전화 판매점유율 중 피처폰 비중이 최근 평소보다 많게는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SK텔레콤의 피처폰은 통상 2~3%대 점유율을 보였지만 지난 1월 8.7%까지 증가했고 2월에는 8.8%로 늘었다. 신규 가입자 10명 가운데 1명이 피처폰을 선택한 것. 지난해 11월은 2.8%, 12월은 3.8%에 불과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업계에서는 스마트폰 피로도와 경제적 부담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가계 통신비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스마트폰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GS 25와 세븐일레븐과 같은 편의점이나 이마트와 홈플러스의 대형마트 등에서 간편히 구입 할 수 있다는 접근성도 장점이다. 이통사 영업정지에 따라 알뜰폰 수요가 늘어난 것도 피처폰 인기의 원인이며, 세컨드폰으로 피처폰을 선택하는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세븐일레븐은 50대 이상 고객의 구매 비중이 30%를 넘어서는 등 반응이 좋자 지난해 9종의 피처폰을 추가로 내놨고,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기존 피처폰 시리즈를 조금씩 변형한 모델들을 내놓고 있다.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과거 출시됐던 피처폰 중 '명품폰'으로 인정 받았던 단말기들이 1~8만원에 거래되는 추세다.
요금을 보면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 요금제는 4~5만원 대가 많지만 피처폰은 1~2만원 요금제가 대세다. 적게는 1~2만원에서 많게는 4~5만원까지 비용 절약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심지어는 기본료 1,000원의 피처폰 단말기의 알뜰폰 상품까지 등장했다. 단말기는 삼성전자의 와이즈 모던 2(출고가 45만1,000원)와 미니멈 폴더(29만7,000원), 와인샤베트(26만4,000원)의 경우 SK텔레콤 약정할인 등을 받으면 10만원대의 싼 가격에 개통 가능하다.
또 매장에 가지 않고 편의점에서 유심(USIM)을 구매해 직접 개통할 수 있는 선불폰도 잘 나가고 있다. KT의 선불폰 단말기인 일명 고아라폰(SPH-W2700)과 연아의 햅틱(SPH_W7700), 코비폰(SPH-W9000) 등이 대표적이다.
이통사들도 피처폰과 선불폰 판매에 적극적이다. 비록 요금이 저렴해 가입자당 매출액(ARPU)에 도움이 되지 못하더라도 잠재고객을 유치할 수 있고, 시장점유율(MS)을 올리는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통사 관계자는 "피처폰과 선불폰 가입자도 특정 이통사 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가입자 통계에 포함된다"며 "피처폰과 선불폰 가입자들이 나중에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폰으로 교체할 경우 대부분 같은 이통사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한 만큼 이통사 입장에서도 가입자 유치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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