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시판되는 에너지음료들이 카페인 함량이 높아 건강에 해롭다는지적이 제기되자 업체들이 카페인 함량을 절반 수준으로 낮춘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코카콜라는 최근 에너지음료인 '번 인텐스'의 카페인 함량을 기존 80mg에서 30mg로 낮춘한국시장 전용 제품을 리뉴얼 출시했다. 번 인텐스는 그 동안 국내에 시판되는 에너지음료 중 동일 함량(250ml) 대비 카페인 함량이 가장 많은 제품으로 꼽혀왔다. 롯데칠성음료도 앞서 지난해 11월 카페인 함량을 기존 제품 '핫식스'의 절반 수준인 30mg로 낮춘 '핫식스 라이트'를 출시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전체 에너지음료 매출 중 핫식스라이트의 비중은 지난해 12월 5.8%에서 올 3월 10.5%로 4개월 만에 2배 가까이 높아졌다. 핫식스 라이트의 이 같은 성장세는 에너지음료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다는 게 세븐일레븐 측의 설명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카페인 함량을 낮춰 유해성 논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보다 부드러운 맛을 선보인 핫식스 라이트 덕분에 기존 20~30대 남성 중심이었던 에너지음료 소비 층을 여성들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에서 번 인텐스는 지난 2월부터 '1+1행사'를 진행하면서 지난 1월 2.1%에 머물렀던 매출 비중을 8%대로 끌어올려 해태음료의 볼트에너지와 4ㆍ5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번 리뉴얼을 계기로 점유율을 더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편 핫식스와 경쟁하기 위해 지난 2월 이례적으로 가격을 2,900원에서 2,000원으로 인하한 레드불은 오히려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븐일레븐에서 레드불의 매출 비중은 지난 2월 16.9%에서 지난달 14.5%로 떨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에너지음료에 대한 정부 규제가 더 강화되고 카페인 함량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며 "이 같은 추세가 올해 에너지음료 시장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