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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반도체·조선·철강 등/기간산업이 휘청거린다
입력1997-04-05 00:00:00
수정
1997.04.05 00:00:00
◎엔저충격… 미 등서 가격경쟁력 추락/업계 “환율 1불 천원돼야”/정부선 “구조조정 과정” 뒷짐만자동차·반도체·조선·전자·철강·기계 등 우리 경제의 기간산업이 휘청거리고 있다.
엔저에 따른 수출부진, 국제가격 폭락에 이어 경기침체 장기화로 내수시장까지 얼어붙는 등 국내외 경제환경이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경제의 골격이자 성장의 견인차인 중화학 장치산업들이 잇달아 심각한 경영위기에 몰리는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기간산업의 이같은 악전고투에 대해 경기순환과 구조조정에 수반되는 진통이며 특정산업에의 지원을 금지하는 국제규정상 도와줄 방법도 없다고 수수방관하는 실정이다.<관련기사 3면>
이에대해 재계관계자들은 『경제의 성장과 수출을 견인해온 기간산업들이 일제히 존망의 기로에 몰렸는데 원론만 되풀이하는 것이 과연 당국의 올바른 자세냐』며 『미·일 등 주력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선 원화 환율을 달러당 1천원 수준까지 올리는 응급조치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자동차의 경우 내수시장이 급격히 위축된데다 수출마저 호전되지 않아 재고물량이 한달새 2배로 폭증하며 18만대(수출재고 포함)로 늘어났다.
자동차 수출은 올들어 2월까지 9억5천8백만달러에 그쳐 당초 목표의 절반 수준을 간신히 웃돌았다. 이 바람에 재고부담을 견디지 못한 현대자동차가 지난 3일 하루 4시간씩 조업을 단축키로 결정했고 기아·대우·쌍용자동차 등도 조업단축을 검토하고 있다.
반도체는 최근 16메가D램의 장기물 가격이 개당 9달러 수준까지 올라 미미한 회복조짐을 보였으나 2월말 현재 수출실적은 목표(28억달러)의 83.7%인 23억4천4백만달러에 그치고 있다.
조선은 일부 대형업체가 지난 2월까지 신규수주를 못할 정도로 고통을 겪은 끝에 지난달부터 수주가 재개돼 3월말 현재 수주실적은 1백67만톤(12억6천만달러)을 기록했다.
철강은 한보에 이어 30대그룹인 삼미까지 부도가나 국가경제에 치명타를 가하는 등 비틀거리고 있다.
기간산업들이 이처럼 부진한 것은 지난 95년 4월 이후 지난달말까지 2년 동안 엔화의 대미달러 환율은 32.1%나 상승한 반면 원화 환율은 15.1% 상승에 그쳐 특히 주력인 미국 시장에서 경쟁상품인 일본제와 가격경쟁력면에서 크게 밀리는데다 최근 경기침체로 내수시장마저 급격히 위축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이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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