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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박스
알리바바 등 텃세 심한 中서 국내 브랜드 시장 정착 도와
●버드뷰
품질관리 부적합 업체 필터링… 안전한 한국화장품 인식 심어
# 설립 3년차 화장품 기업인 와우벤처스는 국내에서 급성장을 하며 올 초부터 해외 바이어들의 러브콜을 잇따라 받았다. 하지만 막상 주요 국가를 상대로 매번 정식 수출계약을 진행하는 것은 시간과 비용 면에서 적지 않은 부담이었다. 현지 위생허가와 믿을 만한 바이어 섭외, 번거로운 계약 진행, 판매부진 리스크 등 위험 요소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동남아시아 시장 전문 역직구 몰 알테아를 만나며 이 같은 고민 가운데 상당 부분을 해소할 수 있었다. 조현호 와우벤처스 대표는 "신생 역직구 몰을 통해 별다른 비용 부담 없이 신시장 진출 가능성을 엿보고 판로 역시 다양화하는 효과를 얻게 됐다"며 "특히 동남아 시장은 시장조사 자체가 어려워 과감한 진출을 하기가 부담스러웠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훨씬 좋아 본격적인 진출을 도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개했다.
신행 화장품 기업이 해외 시장에 진출할 때 가장 큰 고민거리는 판로 확대와 브랜드 인지도 향상이다. 중소기업일수록 현지 시장조사가 쉽지 않고 자사 제품에 대한 호감도를 모르는 상황에서 진출을 도모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특히 이러한 고충은 K뷰티에 대한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현지 시장 정보가 부족한 국가일수록 더욱 두드러진다.
강대업 알테아 대표는 "동남아시아 주요 지역의 대형 백화점에 가보면 글로벌 명품 화장품이 즐비하지만 해가 지날수록 한국 브랜드를 찾는 손님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하지만 현지 총판에 의존한 일부 매장 입점 등 한국 기업들의 대응은 아직 단조로워 매년 200%씩 성장하는 현지 e커머스 시장에 대한 전략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시장 수출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2,000억원으로 중국·홍콩 등 중화권에 이은 제2의 화장품 수출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와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으로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는 각각 127.7%, 76.1%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그 다음은 미국, 중국 순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해외 시장의 성장세에도 상당수 국내 화장품사들은 그동안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오프라인 시장 직접 진출에 따른 리스크가 너무 크고 먼 거리 때문에 중국처럼 보따리상(다이공)을 통한 판매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애로점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인 e커머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게 강 대표의 생각이다. 실제로 알테아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의 경우 10일 이내로 배송이 완료되며 배송 성공률 역시 95%에 달해 화장품 업체와 현지 소비자의 호평을 동시에 이끌어내고 있다.
강 대표는 "현지 소비자들은 한류 영향으로 한국의 뷰티 제품에 대한 종합적인 수요가 강하다"며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공간에서 앞으로 화장품 외에 네일·바디·헤어 등 K뷰티 제품을 총체적으로 소개하는 데 앞장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로 설립 4년차인 미미박스 역시 중국과 미국에서 현지 고객 대상 온라인 전문 플랫폼을 구축해 국내 기업의 글로벌화를 돕고 있다. 특히 중국은 알리바바 등 현지 기업들의 텃세와 영향력이 상당해 한국은 물론 현지 전문 해외 판매 사이트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드물게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 시장을 총괄하는 김도인 미미박스 이사는 "지난 10월 설립된 후 매달 40%씩 성장하며 홀리카홀리카 등 해외에 알려지지 않았던 국내 브랜드들이 현지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중국 현지에서 짝퉁 제품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는 상황에서 중국 소비자들이 한국 화장품을 현지에서 직접 소싱해 한국 기업의 손을 거쳐야 안심하고 쓸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긴 것이 성공 비결"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최근 한국 화장품의 메인 통로였던 알리바바 등에 짝퉁 제품이 상당하다는 불신이 현지에서 급속도로 퍼져가며 믿을 수 있는 제품 판로에 대한 니즈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평가다.
화장품 유해물질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버드뷰는 충분한 준비 없이 K뷰티 붐에 묻어가려는 기업들을 필터링하는 역할로 주목 받고 있다. 특히 선진국처럼 엄격한 품질관리와 안전한 성분을 사용하는 한국 뷰티 기업이 적지 않다는 인식이 업계 전체에 자리 잡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이웅 버드뷰 대표는 "서비스 출시 초기만 해도 자사 제품의 주요 성분이 객관적으로 공개되자 상당수 기업들이 법적 대응을 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제는 100만이 넘는 다운로드 수에서 보듯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며 "최근 들어 해외에서도 한국 화장품 정보에 대한 문의가 많은 만큼 해외고객 대상 서비스를 출시해 국내 화장품 업체의 건전한 동반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장품 업계 역시 이처럼 혁신적인 서비스를 앞세운 스타트업과의 협력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중국과 동남아시아·미국 등 전 세계 주요 지역에 화장품을 수출하고 있는 아이소이의 이동욱 상무는 "중소 화장품 업체들은 인력과 자원 면에서 한계가 있다 보니 지금까지는 현지 바이어가 구매 의뢰를 하면 그제서야 해외 진출을 시도하는 소극적인 대응이 일반적이었다"며 "믿을 만한 화장품이라는 인증과 역직구 몰 등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 확보가 선행된다면 중소기업도 이제는 과감한 투자와 직영 지점설립을 통한 진출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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