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의 대다수인 81%는 '개인이 열심히 노력해도 계층 상승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보다 계층 상승의 가능성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느끼는 국민의 비율도 82.5%에 달했다.
17일 서울경제신문이 현대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우리 사회의 허리인 중산층의 삶과 의식을 살펴보는 대국민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국민 10명 중 8명은 계층 상승이 사실상 어렵다고 본다는 얘기다. 더구나 국민 10명 중 7명가량(76.8%)은 소득 불평등이 기회 불평등으로 이어져 경제성장을 가로막고 있다고 생각했다. 중산층의 주축인 30대(78.7%)와 40대(81.3%)의 비율이 다른 연령대보다 높았다.
계층 상승의 사다리가 끊어진 절벽사회는 중산층의 몰락을 초래한다. 중산층이 얇아지는 양극화가 가속됨에 따라 경제·사회의 불안정성도 확대될 수밖에 없다. 곽금주 서울대 교수는 "압축성장의 과정에서 쌓여 있던 부작용이 양극화로 나타나면서 상대적 박탈감과 심리적 위축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산층이 위축되는 절벽사회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계층 상승의 사다리를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들이 열심히 노력하면 계층 상승이 가능한 기회균등 사회가 돼야 잠재성장률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의 역동성이 갈수록 떨어지는 이유를 얇아진 중산층에서 찾는 전문가들도 많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소득 하위~중위층인 1~3분위 계층의 소득이 1% 늘어나면 경제성장률은 0.27~0.38%포인트 증가하는 반면 최상위층인 5분위의 소득이 늘어날 때는 성장률이 0.08%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연명 중앙대 사회교육대학원장은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통해 안정적 일자리를 마련하고 극심한 임금 불평등을 해소해야 중산층이 두터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산층의 위기는 이미 전 세계적인 화두다. 우리나라 역시 저출산·고령화·저성장이라는 삼각파도와 맞물려 중산층의 위기가 증폭되는 양상이다. 생산과 소비, 사회통합의 주역인 중산층이 무너지면 경제 대도약과 선진국 진입은 물론 지속 가능한 성장도 기대하기 어렵다. 서울경제는 잠재성장률 복원을 꾀하고 국민소득 3만달러를 넘어 4만달러 시대를 열기 위해 '절벽시대, 중산층을 키우자'라는 주제로 시리즈를 게재한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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