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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은 지난 1971년 국내 최초로 부설연구소를 설립한 민간 기업이다. 1978년에는 효성 중공업연구소도 문을 열었다. 효성이 일찌감치 연구개발(R&D)의 중요성에 주목했다는 방증이다. 이는 원천기술 확보와 차별화된 신제품 개발이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최고경영자(CEO)의 믿음 덕분에 가능했다. 이런 기술 중시 경영은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분야에서 효성을 세계 1위로 이끌었고 현재 탄소섬유·폴리케톤 등 차세대 소재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데 기여했다.
효성이 R&D 투자를 통해 거둔 대표적인 성과는 스판덱스다. 효성은 지난 1990년 초 국내 최초로 독자 기술로 스판덱스 생산에 성공했다. 이미 시장에서는 후발주자의 위치였지만 1992년 '크레오라'라는 브랜드로 상업 생산을 시작하면서 꾸준히 차별화된 제품 개발에 주력한 결과 세계 1위로 뛰어오를 수 있었다. 예를 들어 '크레오라 하이클로'는 여타 제품에 비해 재염소성과 내구성이 뛰어나 수영복 등에 쓰인다. 이밖에도 '크레오라 컴포트', '크레오라 파워핏' 등 기능별로 특화된 총 9개의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효성은 나일론·폴리에스터·스판덱스 등의 의류용 원사뿐만 아니라 타이어보강재·에어백용 원사 등 산업용 원사 부문에서도 기술 확보를 추진해왔다. 그 결과 현재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 시장에서도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섬유 부문에 쌓인 기술력은 아라미드·탄소섬유 등 고성능 특수섬유 개발로 이어졌다. 효성은 지난 2011년 철보다 강도가 10배 강한 중성능 탄소섬유를 국내 최초로 자체 개발했다. 이어 2013년에는 고성능 탄소섬유 개발에도 성공했다. 철보다 강도가 5배 높은 아라미드 섬유는 지난 2008년 개발했으며 현재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효성은 올해 탄소섬유 수율과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기술 개발과 차별화된 성형재료(프리프레그) 개발에 주력할 예정이다.
효성은 또 지난해 폴리케톤 가공 기술, 연료튜브용 컴파운드, 자동차 커넥터용 폴리케톤 소재 등을 개발한 데 이어 올해에도 폴리케톤 시장 확대를 위해 용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폴리케톤은 대기오염의 주범인 일산화탄소와 올레핀(에틸렌, 프로필렌)으로 이뤄진 친환경 고분자 신소재로, 기존 소재보다 강도와 내화학성·내마모성이 뛰어나 슈퍼섬유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로 사용된다. 효성은 10여년 간 폴리케톤 개발에 500억여원의 R&D 비용을 투자해왔다.
중전기기와 산업기기·에너지시스템 분야의 국내 대표 연구소인 효성 중공업연구소는 스마트그리드와 풍력에너지 분야 등에 주력할 계획이다. 중공업연구소는 지금까지 원자력발전소용 345KV 변압기, 765KV변압기, 800KV 2점절 가스절연 개폐기 등을 국내 최초로 개발한 데 이어 2007년 세계 두 번째로 극초고압 차단기인 1100kV 가스절연개폐장치(GIS) 독자 개발에도 성공할 정도로 저력을 갖췄다.
효성은 올해 '1등 기술로 미래를 창조하는 테크놀로지 리더'라는 '비전 2020'을 달성하기 위해 R&D에 더욱 주력할 방침이다. 세부적인 분야는 고기능성 섬유, 광학필름, 환경·에너지소재, 복합재료, 전자재료 등 5개다. 이들 분야에서 중합·합성기술, 방사·연신기술, 촉매·공정기술, 필름제막기술, 코팅가공기술, 복합재료기술, 컴파운딩기술, 유무기 나노기술, 바인더·배합기술, 균주·발효기술 등 10대 핵심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효성은 또 올해 폴리케톤 상용 공장에서의 안정적인 제품 양산을 위한 품질 관리 기술을 확보하고, 발광다이오드(LED) 형광체 품질 고도화 및 사업화, 수처리막 공정인증 확보와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또 기능성 나일론 섬유, 최고 품질의 스판덱스 원사를 개발하는 등 차별화된 신제품을 통해 기존 사업의 경쟁력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중공업연구소는 올해 송배전용 중전기기의 기술력 강화, 에너지 분야의 신성장 사업을 육성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조현상 효성 부사장은 "시장에 '미래 가치'를 제공한다는 일념으로 항상 R&D를 중시해 왔고, 앞으로도 이 같은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목 유주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