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해외금융시장에서 발행한 외화채권 가운데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금액이 307억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금리상승, 신흥시장으로의 자금유입 감소가 갈수록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에 국채는 물론 민간기업들의 채권 등에서도 만기연장이나 선발행 등을 위해 미리 준비하지 않을 경우 예상치 않은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켜지고 있다.
25일 국제금융센터와 금융계에 따르면 내년 한국물 만기 도래액은 307억달러로 사상 최대물량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월별로 보면 △4월(48억달러) △1월(43억달러) △5월(39억달러)에 상환액이 집중돼 있다. 당장 1월에는 △수출입은행(20억달러) △산업은행(20억달러), 4월에는 △외평채(15억달러) △기업은행(10억달러) △도로공사(5억달러) 등이 몰려 있다. 특히 내년에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도 불구하고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주요국이 대규모 차환발행에 나서면서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이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양적완화 축소와 금리인상의 차별성을 강조했지만 시장 참여자들의 금리인상 기대가 선반영될 경우 장기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금융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흥시장 채권펀드로의 자금유입도 줄어드는 추세다. 펀드정보 업체 EPFR에 따르면 지난 4월 이후 신흥국 G3 통화(달러·엔·유로) 채권펀드에서 유출된 자금은 203억달러로 미국 양적완화 기간 중 유입된 자금의 33%가 유출됐고 향후에도 큰 폭의 유입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김윤경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양적완화 축소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에 유의하는 한편 미 국채금리 상승세가 가팔라질 경우 차입비용이 상승할 경우에도 대비해야 한다"며 "또한 최근 중국계 차입자들의 외화채권 발행이 급증해 투자자 수요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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