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동양그룹과 무관합니다. 고객들이 해약하면 손해만 봅니다."
동양그룹의 유동성 위기로 동양생명 보험 계약자들의 해약 문의가 빗발치자 구한서(사진) 동양생명 사장이 직접 진화에 나섰다.
구 사장은 24일 기자들과 만나 "동양생명은 동양그룹과 이름만 같다"며 "최대주주는 보고펀드로 동양그룹과 완전히 분리된 독자적 지배 구조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동양그룹의 법정관리 가능성 등 위기가 확산되면서 이날 동양생명 창구와 설계사들에게 해약을 문의하는 전화와 상담이 쇄도했다. 설계사들은 고객들에게 동양생명은 동양그룹과 무관한 회사라며 진정 작업에 나섰지만 계약자들은 당사자 말은 믿을 수 없다며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주류를 이뤘다.
이에 동양생명 측은 사태의 진실을 언론에 알리는 것이 시급하다고 보고 구 사장이 직접 나선 것이다. 그는 "사모펀드인 보고펀드가 지난 2011년 동양그룹으로부터 동양생명 지분 46.5%를 매입하면서 경영권을 확보했고 지금은 그룹과 무관한 독립 경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 사장은 "자본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도 230%로 당국의 권고 수준인 150%를 훨씬 상회하는 우량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동양그룹과의 거래는 동양파이낸셜과의 신용대출 220억원이 전부이고 이 역시 담보권 설정으로 회수 가능성이 높다는 게 동양생명 측의 설명이다.
220억원은 동양생명 자본금의 1.6%, 총자산 17조원의 0.3%에 해당하는 수치로 실질적인 리스크 요인이 없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구 사장은 "공정거래법상 동양생명이 동양그룹의 특수관계자로 분류돼 있지만 동양그룹의 지분은 동양증권이 보유한 3%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보고펀드는 2011년 동양생명을 인수할 때 그룹 측에 나중에 되살 수 있는 바이백 옵션과 일부 이사 선임권을 부여했고 이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는 동양생명을 그룹의 특수관계자로 분류했다.
구 대표는 "그룹과 특수관계회사이지만 동양그룹이 형편상 바이백 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낮고 동양 계열사 지원 시 이사회 전원의 동의가 있어야만 가능하도록 회사 규정을 못 박았기 때문에 향후에도 부적절한 거래가 제도적으로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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