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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친정체제로 불황 넘기/재벌그룹 연말인사 예년과 다른점
입력1996-12-14 00:00:00
수정
1996.12.14 00:00:00
정승량 기자
◎원로퇴진 젊은 경영인 기용 새바람 기대/내년 심기일전 겨냥 단행시기 앞당기기/특정분야 승진폭 늘려 사업방향 제시도「총수의 친정체제 강화, 원로 전문경영인의 교체, 성과위주의 문책성인사, 심기일전을 위한 조기인사」LG, 쌍룡, 코오롱, 대림, 진로그룹 등에 이어 30대그룹의 인사가 본격화되면서 윤곽을 드러내고있는 올 연말인사의 특징들이다. 올 그룹 임원인사는 과거 어느때보다도 신임 총수들의 친정체제 확립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젊은 총수에 걸맞게 측근들과 주력사업의 핵심계열사 임원들의 연령을 젊은 층으로 바꾸고 인사시기도 이달중순경으로 앞당기는 조기인사를 단행하는 등 내년초부터 심기일전의 자세를 확립한다는 미래지향형 불황타개 의지가 곳곳에 배어 있다.
물론 이같은 현상은 2, 3세의 젊은 총수로 회장자리에 오른지 얼마안되는 그룹에서 두드러진다. 그런 점에서 이번 인사는 회장취임이후 사실상 처음 맞은 경기침체라는 위기에 대응, 나름의 경영스타일을 제시함으로써 위기관리 능력과 리더십을 평가받는다는 의미까지 담고 있다.
최근의 불황에 대한 그룹들의 인사처방이 계열사간 책임경영강화보다는 총수의 친정체제 구축으로 나타나고 있다. 경영실적에 대해 신상필벌의 원칙을 적용하면서도 선대의 원로 전문경영인을 배제하고 젊은 인재를 중용했다. LG, 쌍용, 코오롱그룹의 많은 원로사장들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쌍용그룹은 17명의 사장을 교체하고 코오롱은 일부 계열사의 경우 대표이사가 올린 인사안을 백지화하는 대신 이웅렬 회장이 직접 측근을 대거 기용했다. 명예회장의 입김이 가능한 한 배제된채 회장 취임 1∼2년만에 회장 친정체제를 확립하려한 것이 공통점이다.
또다른 특징은 인사시기가 빨라졌다는 점. 코오롱 관계자는 『올해 경영실적 평가를 일찍 마무리하고 내년부터는 심기일전의 자세로 조기에 불황타개에 나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현대그룹도 올해는 예년보다 2주정도 앞당긴 다음주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전해졌고 내년1월초 사장단인사, 2월초 임원인사를 준비중인 삼성그룹도 빠르면 다음주말께 비서실의 팀장(전무급이상)에 대한 인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도 다음주말께로 사장단인사를 앞당긴다는 방침.
이번 인사는 또 앞으로 그룹들의 사업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LG의 경우 전자가 부진했지만 승진폭이 컸던것을 비롯, 반도체, 정보통신부문의 강화와 함께 그룹재무통의 이동이 눈길을 끌고 있다.
한편 현대의 경우 정몽구 회장이 그동안 독자적인 인사를 고수해온 현대자동차의 임원인사에 관여한다는 방침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그룹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신임또는 젊은 총수의 친정체제과 함께 조기 인사를 통한 조직안정화라는 올해 인사패턴은 다음주로 예정된 현대그룹의 임원인사에서 더욱 확연해질 전망이다.
이밖에 올해에도 LG애드 이인호 사장, LG텔레콤의 박장호, LG산전의 최영택 이사대우와 코오롱의 이활용 상무 등 홍보통들이 약진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문주용·정승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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