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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전망] 재계 "내수침체.신용경색 여전"

정부가 최근 무리한 내수부양에서 탈피할 움직임을 보이는데 대해 재계는 긍정적인 반응이다.그러면서도 정부가 구조조정을 강화한다는 명분아래 일정단축 등 무리수를 둘 경우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말 전국경제인연합회 김우중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소비를 늘려 성장을 촉진하는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통적으로 경기부양을 요구해온 재계가 이처럼 정반대 입장을 취한 것은 경제난국 해법에 대한 접근방식이 정부와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재계는 하루빨리 경기가 외환위기 이전수준으로 회복돼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하고 있다. 아직 상당수 기업이 여전히 신용경색을 애로사항으로 꼽고있으며 내수가 본격적으로 살아나는 기미도 아직 못느낀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부동산경기를 부추기고 사회간접자본(SOC)투자를 늘리는 등의 소비촉진책은 오히려 물가만 자극한 채 부작용을 키울 것으로 보고있다. 올해 경제가 플러스성장으로 돌아선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있는데 정부가 가속페달까지 밟을 필요가 있겠느냐는 주장이다. 현재 전경련은 경제정책의 무게중심을 내수에서 수출로 옮기는 결단을 내려 하루빨리 외채를 갚고 기업들의 현금흐름도 개선시키자고 주장하고 있다. 전경련 부설 한국경제연구원 이수희연구위원은 『내수보다 수출을 촉진하면 부채비율을 낮추기가 수월해져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한층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부양의 수단은 소비가 아니라 수출을 통한 외화획득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경련은 또 무역수지 흑자목표를 지난해 400억달러에서 올해 200억달러로 낮춰잡은데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한다. 수출이 제자리걸음을, 수입이 15%안팎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결과인데 이에 대해 전경련은 『정부가 수출드라이브 정책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재계는 앞으로 정부가 경기부양보다 구조조정에 좀 더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그 관심이 「부채비율 200%달성 시기를 대폭 앞당기라」거나, 「빅딜(대규모 사업교환)이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좀 더 빨리 끝내라」는 등의 무리한 요구로 이어지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정부가 생각한 대로 기업구조조정의 큰 틀은 이미 마련된 것 아니냐』며 『기업들이 경기가 조금 나아진다고 해서 국민과의 약속을 깰 이유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李연구위원은 『기업들은 지난해 구조조정비용을 충분히 치렀다』며 『올 한해 수출을 통해 외화를 확보하면 현금흐름이 좋아져 구조조정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조조정은 당초 일정대로 해나갈텐데 정부가 가시적인 성과에 집착, 또 다른 무리수를 두지않을까 걱정하는 것이다. 【손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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