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파이낸셜 포커스] 다시 불붙은 리딩뱅크 전쟁

윤종규의 야심… "2년내 명실상부 1위 오르겠다"<br>임원 업무보고·간담회서 실적 높이기 강하게 당부<br>컨트롤타워 맡을 부서 신설… 영업력 강화·안정 체제 시동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는 30일 오후 서울 명동 본점에 국민은행 부행장 이상 임원들을 불러 모았다. 업무보고와 간담회 자리였지만 그의 웃음 뒤에는 비장함이 가득했다. 전날 이사회 직후 "청탁하면 수첩에 적어 인사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했던 윤 내정자는 이날도 격려와 함께 실적과 영업 조직을 다잡기 위한 임원들의 분발을 강하게 당부했다. 윤 내정자는 사석에서도 "청탁하러 다니지 말고 일을 하라"고 강하게 말할 정도로 임직원들의 긴장감을 유도하고 있다.

윤 내정자가 취임 이전부터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거는 이유는 하나다. KB의 잃어버린 자긍심, 즉 '리딩뱅크의 위상'을 되찾기 위함이다.

실제로 윤 내정자는 최근 윤웅원 KB금융 회장 직무대행과 박지우 국민은행장 직무대행을 불러 "2년 내 신한은행을 따라잡자"는 의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첫번째 목표로 자신이 은행장을 겸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최소 2년가량의 기간 동안 업계 1위인 신한은행부터 따라잡겠다는 뜻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신한은행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해 국민은행의 잃어버린 리딩뱅크의 위상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밝힌 것"이라면서 "단순히 신한은행뿐만 아니라 신한금융그룹 자체의 안정된 지배구조, 승계프로그램까지도 KB에 뿌리내리겠다는 차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실 외환위기 직후, 아니 2000년대 초반까지도 신한에 KB는 벅찬 상대였다. 작고한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이 주택과 국민은행을 합병하면서 외형 측면에서 국민은행은 명실상부 국내 제1은행이었다. 신한이 동화은행은 인수하고 LG카드를 인수하고 조흥은행까지 인수하고 나서야 통합 국민은행과 대적할 수 있었다.

대등하던 두 은행의 관계는 KB가 최근 수년 동안 연이어 지배구조 문제에 시달리면서 역전되기 시작했다. 신한이 신한 사태의 상처에서 빠르게 벗어나 특유의 시스템 경영으로 독주 체제를 갖추는 동안 KB는 연일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는 지난 3·4분기 성적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신한은 지난 3·4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6.7% 증가한 1조2,720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실적 1등을 기록했다. 건전성 지표인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각각 0.43%, 1.07%로 안정적이다.

반면 국민은행도 같은 기간 증가율 측면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39.9%나 늘었지만 순이익은 9,047억원에 그쳤다. 연체율과 NPL 비율도 각각 0.88%, 1.71%로 국민은행보다 처져 있다.

현재까지는 국민은행의 순이익이 신한은행 대비 74%에 불과하고 건전성 지표도 다소 밀리고 있는 셈이다.

과거 김 전 행장의 삼고초려로 KB에 몸을 담은 윤 내정자로서는 이런 현실이 지극히 불만스러울 수밖에 없고 '신한 타도'는 어쩌면 자연스러운 1차 목표였다.

KB금융은 영업력 확대의 일환으로 하반기 예정된 조직개편, 인사이동 과정에서 영업 전반을 지원하고 총괄해줄 수 있는 컨트롤타워(부서)를 추가로 마련할 계획이다. KB금융 측은 "일선에서 업무 협조 요청이 오면 어느 부서에서 처리할지 모르는 애매한 것들이 있어 혼선을 빚을 때가 있다. 윤 회장이 이런 일이 없도록 원스톱으로 맡아 영업을 지원할 수 있는 부서를 신설할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KB의 또 다른 핵심 관계자는 "지주체제와 계열사들의 시너지를 모을 수 있는 방안, 해외 진출 등 3각 축에서 동시다발적이고 빠른 속도로 전략 마련이 이뤄질 것"이라며 "리딩뱅크가 되기 위한 진검승부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