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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유통업계 99전망] 화장품
입력1999-01-14 00:00:00
수정
1999.01.14 00:00:00
화장품업계는 2000년대를 앞두고 올 한해동안 시장 재편의 움직임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80년대중반 화장품 전문점이라는 유통경로가 생긴 이래 꾸준히 성장해오던 화장품시장은 지난해 처음으로 시장규모가 줄어들었다. 생산실적 기준으로 지난해 국내 화장품시장은 2조 4,300억원 선으로 97년보다 10%가량의 마이너스 성장세를 겪었으며 올해 경기가 다소 나아진다 하더라도 97년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측된다. 위축된 경기 속에서도 다국적 화장품업체들의 공세는 본격화되고 있어 국내업체와 외국업체간의 각축전이 치열하게 전개, 시장 판도 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화장품업체들은 그동안 백화점을 통해서 일부 한정된 소비자들에게만 제품을 판매해왔으나 지난해부터 서서히 화장품 전문점이나 슈퍼마켓 등을 통한 판매에 가세, 매스마켓에서 국내업체들과의 한판승부를 선언하고 나섰다. 탄탄한 마케팅력과 막강한 자본력을 갖춘 외국업체들의 공세는 올해가 본격화 시점인 셈이다.
지난 97년말 로레알사는 시장조차 형성돼 있지 않던 국내 염모제 시장에 「로레알 파리」라는 브랜드를 도입, 국내에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염모제의 성공에 이어 로레알은 지난해12월 「메이블린 뉴욕」이라는 색조전문 브랜드를 도입, 자체 진열장 제공, TV CF, 중저가대 등을 무기로 대대적인 판촉공세를 벌이고 있다.
그간 유아용 화장품 전문업체로 이미지를 굳혀온 한국 존슨앤드존슨도 지난해 성인브랜드 「록」을 도입한데 이어 리뉴얼 「뉴트로지나」브랜드를 내놓는등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섰다. 존슨앤드존슨은 올해도 새로운 브랜드를 출시, 2003년 국내 3대 스킨케어 업체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세워놓고 있다. 유니레버코리아도 지난해말 「도브」브랜드의 기초 스킨케어 제품 5종을 내놓았다.
외국업체들은 새로운 유통경로로 전문점 시장을 지목한데 비해 국내업체들은 전문점 시장이 IMF불황으로 상당히 위축됐다고 판단, 약국, 할인점, 방문판매 등 유통경로 다변화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LG생활건강이 지난해 약국유통 전문화장품 「케어존」을 내놓았으며 나드리화장품도 「상황 내추럴 5000」을 약국을 통해서만 판매하고 있다. 나드리 한국폴라 등은 방문판매 시장에 새롭게 진출했으며 할인점 시장의 급팽창에 따라 할인점 전용 브랜드를 개발하려는 업체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또 신세대와 같은 틈새시장을 겨냥, 인터넷 TV홈쇼핑 등 통신판매 시장도 업체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경기회복 조짐이 있다고는 하지만 실질적 구매로까지 연결될지 여전히 불투명하고 외국업체들의 공세도 강화되는데다 유통경로 다변화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는 가운데서도 올해 화장품업계에 가장 희망적인 요소는 화장품법의 독립이다. 그간 약사법의 규제를 받아온 화장품의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해 독자적인 법안 마련에 애써 온 업계는 현재 법안이 국회에 상정, 조만간 통과될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기대를 감추지 않고 있다.
화장품법이 통과되면 주름개선, 미백 등 기능성 화장품에 대한 정의가 명문화되기 때문에 기능성 화장품시대가 활짝 열리게 된다. 기능성 화장품은 기초과학 분야의 연구 성과들이 화장품에 응용되면서 생겨난 새로운 시장으로 위축된 화장품 시장의 돌파구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따라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기능성 화장품 개발 경쟁은 올해 더욱 가속화되며 업체들의 연구·개발(R&D)투자도 한단계 더 발전할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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