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5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이 3,609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6월 3,264억달러 이후 11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것이다. 전월 대비로도 50억7,000만달러가 늘어나 증가폭도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이래 가장 컸다.
한은은 외환보유액이 비교적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운용 수익이 증가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함에 따라 외환 당국이 시장에 개입한 여파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원화 환율은 5월 시작과 동시에 달러당 1,020원대로 내려앉았고 한때 1,020원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당국은 달러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환율 방어에 나선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원화 가치는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엔 재정환율은 오후3시 현재 100엔당 995원12전까지 내려앉았다. 이는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9월8일 이후 5년9개월 만에 최저점이다. 원·엔 환율하락에 따라 일본기업과 경합하는 수출업체들의 채산성이 악화되면서 외환 당국의 부담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원·달러 환율도 전 거래일보다 2원60전 내린 1,020원50전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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