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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이창호.조훈현 "역시 이름값"
입력1999-10-21 00:00:00
수정
1999.10.21 00:00:00
최형욱 기자
18일 한국기원에서 열린 이번 결승에서 조훈현9단은 이세돌3단을, 이창호9단은 김동엽7단을 각각 눌렀다. 목진석4단은 안조영5단을 꺾고 대망의 본선진출에 성공했다. 한편 유창혁9단의 토너먼트는 결혼 때문에 대국이 연기됐다.지난 11일부터 18일까지 치러진 이번 예선전에는 타이틀보유자, 고단진·저단진을 구분하지 않고 160명의 프로기사 전원이 동등한 자격으로 참가했다. 또 제한시간도 각자 1시간에 초읽기 1분 1회를 주기 때문에 많은 기사가 시간에 쫓겨 이변이 속출할 것이라는 게 바둑계의 예상이었다.
특히 국내 타이틀보유자로 다른 국제대회에는 자동적으로 본선에 진출했던 이창호·조훈현·유창혁9단의 예선 통과 여부가 최대의 관심거리였다. 물론 이들은 국내 랭킹 1~3위의 강타자. 그러나 농심배의 예선을 통과하려면 1회전부터 결승까지 5번을 내리 이겨야한다. 승률을 단순하게 절반으로 계산했을 때 5연승을 거둘 확률은 3.1%. 더구나 요즘 신예들의 상승세를 감안하면 예선 통과는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였다.
이번 예선의 선발 선수는 4명. 나머지 한 명은 와일드카드이다. 주최측은 4인방이 모두 탈락하는 이변이 발생하면 약해진 전력을 이창호의 수혈로 메울 계산이었다. 그러나 이들 기사들은 이름값을 했다.
A조의 이창호는 임선근9단·조대현8단·노영하9단·김성룡6단·김동엽7단을 연달아 격파하고 본선에 직행했다. B조의 조훈현 역시 양상국8단·김주호초단·김명완4단·안달훈3단·이세돌3단을 제물로 삼아 5연승을 거뒀다.
C조의 유창혁은 김좌기7단·권효진2단에게 2연승을 거둔 다음, 양건5단과 대국을 남겨두고 있다. 반면 이 조에서 서봉수9단은 서능욱9단에게 패해 왕년의 4인방 중에서 유일하게 탈락했다. D조에서는 목진석이 한종진3단·유병호8단·권갑룡6단·최규병9단·안조영5단을 연달아 꺾었다.
한편 농심배 예선에서는 한국의 신예들과 「반상의 마녀」로 한국에서 객원기사로 활동중인 중국출신 루이나이웨이(芮乃偉)9단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루이나이웨이는 속기전의 대가 정대상8단을 꺾는등 분전을 하다 3회전에서 탈락했다. 반면 서봉수·최규병·양재호9단 등 중견들의 성적은 저조했다.
농심배의 대회 총규모는 6억원. 우승상금은 1억2,000만원이다. 본선은 한·중·일 3국이 각각 5명씩 출전시켜 연승전 방식으로 진행된다. 본선1회전은 12월 중국의 상하이에서 열린다.
최형욱기자CHOIHU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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