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의 외국인 신입생을 위한 ‘2014 한국문화체험 및 산업체 견학’ 행사가 최근 전주, 당진, 보령 등지에서 성황리에 진행됐다. 청명한 하늘 아래 역대 가장 많은 31명의 신입생들이 한국의 전통문화와 초일류 산업현장을 체험하며 오감을 만족시켰다.
UST 학생지원센터는 지난 2011년부터 매년 외국인 신입생 대상의 한국문화체험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도 향상을 모색하고, 다른 캠퍼스의 신입생들과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소속감을 가지고 한국 생활에 조속히 적응토록 독려하기 위함이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베트남,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인도 등의 나라에서 온 31명의 새내기 학생들은 연구실을 벗어나 한국의 문화와 산업체를 체험할 생각에 소풍가는 어린이처럼 들뜬 표정이 역력했다.
버스에 올라 1시간 30분여를 달린 끝에 도착한 곳은 전북 전주시의 전주전통문화관.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속담을 알려주려는 듯 첫 일정은 이곳에서 전주비빔밥으로 점심식사를 하는 것이었다. 학생들은 오색 찬연한 비빔밥을 신기해하면서 원조의 깊은 맛에 감탄사를 내뱉었다.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다는 인도네시아 국적의 앤드루 수산토도 “대전에서 비빔밥을 먹어봤지만 본 고장인 전주는 역시 맛의 차원이 다른 것 같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배를 든든히 하고 찾아간 두 번째 목적지는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이었다. 버스와 트럭이 주로 생산되는 곳으로 학생들은 차체 조립과정과 도장·의장(艤裝) 공정 등을 살펴보고, 가이드에게 질문을 하는 등 열정을 드러냈다.
인도네시아에서 온 아궁은 “시설도 깔끔하고, 트럭 디자인도 훌륭해서 공정을 자세히 지켜봤다”며 “개인적으로 좋은 경험이 됐다”고 전했다.
첫날의 마지막은 전주한옥마을이 장식했다. 한옥, 사찰, 한식 등 가장 한국적인 면면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 출발 전부터 학생들이 가장 기대했던 장소였다. 학생들은 삼삼오오 마을 구석구석을 둘러보며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했다.
둘째 날에는 오전에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봉안한 조선왕조의 상징인 경기전을 둘러본 후 충남 당진으로 이동, 현대제철을 방문했다.
현대자동차와 마찬가지로 현대제철 또한 이번 행사에 참가한 신입생들의 고국에서 제조공장이나 사업소를 운용하고 있는 세계적 철강기업인데다 최첨단·친환경 일관제철소를 직접 참관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기에 학생들은 견학 내내 많은 관심을 보였다. 고로에서 광석을 녹여 쇳물을 만들고, 슬래브가 되어 나오는 전 과정을 지켜본 뒤에는 한국의 철강 기술력에 새삼 놀라워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았다.
1박 2일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종착지는 보령에 위치한 한국중부발전. 국내 전체 발전설비의 8%를 차지하는 국내 최대 석탄 화력 발전소인지라 그 규모에 학생들이 압도된 듯 보였다. 에너지 분야를 전공하는 학생들의 경우 유달리 반짝이는 눈빛을 숨기지 못하기도 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대전 UST 본부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인도에서 온 루비나는 이렇게 말했다.
“연구실이 아닌 새로운 장소에서 친구들과 함께 신선한 공기를 마신 덕분에 기분전환이 됐어요. 개인적으로는 체험하기 힘든 산업체들을 직접 방문해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었던 것도 좋았고요. 연구실로 돌아가면 다시 열정을 불태울 수 있을 것 같아요.”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