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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천안아산역에서 평택방면으로 약 25분을 달려 도착한 천안 입장면 가산리. 10여개 업체의 공장이 터를 잡고 있는 가운데 3만6,363㎡의 부지에 3개동의 신축 건물로 구성된 신일산업(002700) 천안공장이 눈에 들어왔다. 올해로 창립 56주년을 맞은 국내 1위 선풍기 업체 신일산업이 2013년 4월 착공해 지난해 5월 완공한 공장으로 사무동과 생산공장, 물류창고로 구성돼 있다.
생산공장 안에 들어서니 60m 규모의 생산라인 3개에서 쉴새 없이 좌석용 리모컨 선풍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좌석용 리모컨 선풍기는 한국표준협회에서 제품혁신대상을 수상한 신일산업의 주력 품목으로 이곳 생산라인에서 13초당 1개씩 만들어낸다. 본격적인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밀려드는 주문량을 맞추느라 생산라인 직원들은 연신 구슬땀을 흘리며 선풍기를 조립하고 있었다. 이원호 신일산업 생산관리 부장은 "천안공장에서 보통 하루에 평균 선풍기 3,000~4,000대를 생산하는데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국내 수요가 늘고 있는데다 해외 주문량도 밀려 있어서 조만간 특근과 잔업을 통해 하루 최대 6,000대까지 생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일산업은 천안공장을 새로운 수출전진기지로 삼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전까지 신일산업은 중국 칭다오 공장과 경기도 화성공장에서 수출용 선풍기를 생산해 왔지만 늦어도 내년 초까지 중국 칭다오 공장은 판매법인 형태로 전환하고 화성 공장 설비는 천안공장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오영석 신일산업 부사장은 "2000년대 중반부터 해외 수출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췄는데 중국 현지 인건비가 많이 상승한데다 '메이드인 차이나' 상품에 대한 해외 반응이 좋은 편이 아니다"며 "중국 생산법인은 '중국무역대표부'로 바꿔 판매법인 형태로 전환하고 대신 천안공장에서 수출 제품을 주력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과 베트남 등 기존 주력시장은 물론 아르헨티나 등 남미와 이라크 등 중동 쪽으로 수출을 확대해 올해 해외매출 비중을 전년 10%에서 20%까지 늘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생산 물량 확충에 대비해 내년까지 물류 공장 뒤편에 마련한 1만3,200㎡의 부지에 추가로 생산라인도 증설할 예정이다. 이 곳에서 선풍기 뿐만 아니라 청소기, 믹서기, 제습기 등 일반 가정용품도 생산한다.
지난해 새롭게 출범한 연구개발(R&D)센터를 통해 혁신제품도 선보인다. 신일산업은 지난해 8월 천안공장에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했다. 김용욱 신일산업 연구소 상무는 "현재 연구소장을 포함해 11명의 인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르면 올해 9월 로봇기술을 적용한 건강기기 제품이나 성능을 업그레이드 한 선풍기 등을 출시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일산업 임직원들은 올해가 재도약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일산업은 지난해 2월 일부 소액주주의 적대적 인수·합병(M&A)선언으로 경영권 분쟁에 시달리면서 최근 1년 동안 정상적인 영업활동에 나서지 못했다. 다행히 올해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김영 신일산업 회장을 중심으로 한 현 경영진이 경영권 방어에 성공하면서 한 고비를 넘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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