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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대개혁] 금융업은 '위기관리 창구'
입력1998-12-08 00:00:00
수정
1998.12.08 00:00:00
「역시 금융업이 최고야」5대그룹은 구조조정계획을 통해 한결같이 금융업종을 핵심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수십개의 계열사를 합병 또는 통폐합하면서도 금융업종만큼은 반드시 지켜나가겠다는 확고한 의지인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금융기관을 「私금고」로 이용해온 재벌들의 전력을 볼 때금융부문의 개혁없이는 진정한 재벌개혁은 힘들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금융전업군방식 등 금융부문을 재벌로부터 분리하는 장치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5대 재벌 전부 금융업을 핵심사업으로 꼽고 있다=삼성그룹의 경우 66개 계열사를 40개 내외로 줄이겠다면서도, 이 속에 금융업종 11개를 포함시키고 있다. 현대와 LG그룹도 계열사를 30개내외로 줄이겠다면서 금융업종을 9개, 6개씩 넣은 상황. 대우는 ㈜대우와 대우자동차, 대우중공업과 함께 대우증권을 4대 핵심주력기업으로 꼽았으며, SK도 3개 금융업을 핵심업종에 포함시켰다.
◇5대그룹은 왜 금융기관을 핵심업종으로 넣고 있나=전문가들은 재벌이 소유중인 금융기관을 「심장」으로 표현한다. 재벌들의 자금줄(혈맥) 노릇을 한다는 것. 유경찬 한불종금이사는 「위기관리창구」라는 말로 표현했다. 한국신용평가의 조민식 금융기관평가담당부장도 『기업이 핀치에 몰렸을때 유일한 돌파구』라고 지적했다.
정기영삼성금융연구소장은 『21세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서 금융기관은 충분한 매력이 있다』고 핵심업종선정의 정당성을 설명했다.
◇과거가 문제다= 재벌소유 금융기관들은 자의든, 타의든 적지않은 「편법행위」를 벌여왔던게 사실. 알짜배기 금융기관이었던 새한종금은 거평그룹이 인수한후 불과 1년반만에 문을 닫고 말았다. 그룹이 불법으로 「빼먹은」, 소위 부실여신이 주원인이었다. 「바터제(교차대출)」과 「브릿지론」 등의 방법을 통해 계열 금융기관을 「사금고」화 시켜왔다는 비판도 적지않았다. 교차대출이란 계열기업에 대해 책정된 여신한도를 피하기 위해 그룹들이 「짜고」 우회로 대출해주는 방식. 5대그룹들도 이런 방식을 통해 엄청난 자금을 수혈받아왔다. 한계업종이 자체 신인도로 대출받기 곤란할때는 계열금융기관의 이면보증을 통해 이를 해결한 경우도 적지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부 회사의 경우에는 계열기업의 처분 곤란한 부동산을 매입해주는 방법으로 우회지원을 한 경우도 있다.
시중은행 여신담당자는 『5대재벌 계열금융기관들이 한계사 구조조정을 막는 중대한 걸림돌로 작용한게 사실이고 앞으로도 같은 사례가 재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벌계열 금융기관 정상화대책은= 금융연구원 최공필박사와 삼성금융연구소 鄭소장은 『장기적으로 금융업종을 다른 제조업과 단절시키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분 등을 모두 끊어 금융그룹에 상표만을 해당 그룹명을 넣게 하자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대기업계열 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재벌 계열 금융기관에 대한 수술은 심장수술과 같다』며 『이 작업이 끝날때 비로소 기업구조조정이 완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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