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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격차 커지는 유로존의 남과 북

이용훈 신한금융투자 해외주식팀장


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B)은 기준금리를 0.25%로 낮췄다. 10월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율이 지난 7월 1.6%에서 크게 하락, 0.7%에 머물면서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유로존이 일본식 디플레이션을 따라갈 가능성이 커진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2008년 리먼브러더스 부도와 함께 시작된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일단락되면서 다른 유로존 국가와는 달리 영국ㆍ독일 등 유럽 선진국 중심으로 소비가 증가하고 기업들이 다시 투자를 시작하고 있다.

이는 다시 고용 증가와 임금 상승, 가계 소비증가로 이어져 본격적인 경제 회복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갖게 한다. 유로존의 지난 9월 기준 실업률은 12.2%로 지속적인 상승세에 있지만 독일ㆍ영국과 북유럽 국가들은 하향 안정세로 돌아섰다.

영국은 소비와 생산이 개선되면서 중소형 제조업체들에 대한 신규주문이 최근 3개월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영국의 SME Trends가 338개 제조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신규주문 증가율은 1995년 1월 이래 가장 빠른 수치를 나타내며 경기회복에 대한 청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들 기업들의 수출주문 또한 2011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어 2014년엔 신규 공장 설립 및 기계설비 투자, 인력교육 등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영국의 산업생산지수도 9월 전년 대비 2.2% 증가하면서 2011년 1분기 이래 다시 성장하고 있다.

유럽 기업들의 실적향상은 투자자들을 다시 주식시장으로 끌어 모으고 있다. 주거용 주택을 설계하고 건설하는 영국의 퍼시몬(PersimmonㆍPSN LN)은 부동산시장 활황에 힘입어 지난 3ㆍ4분기 매출이 전년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 회사 주가는 연초부터 약 61% 상승했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전에 비하면 아직 80%에도 미치지 못한다.



유럽을 운행하는 저가항공 이지젯(EasyJetㆍEZJ LN)은 2006년 이래 지속적인 어닝 서프라이즈를기록하고 있다. 시장에선 실적발표(11월19일)를 앞두고 있는 이 회사의 주당순이익(EPS)을 전년동기 대비 약 58% 이상 증가한 0.94를 예상하고 있고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약 48% 증가한 378백만파운드(한화 약 6,469억원)를 예상하고 있다.

EU 출범 후 20년이 된 지금의 유로존 모습은 주식시장에서도 빈익빈ㆍ부익부 현상이 짙어지는 모습이다. 독일 등 유럽 선진국의 지수는 255% 이상 상승했지만 이탈리아ㆍ그리스 등의 남유럽 국가 지수는 20년 전과 비교해 더 하락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인플레이션을 고려한다면 그 차이는 더욱 처참하다.

'이기는 투자'를 하기 위해 잘 사는 나라의 좋은 주식을 선택하는 것이 글로벌 포트폴리오 전략의 주안점이 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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