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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오후 방문한 경기도 일산 이마트타운 킨텍스점. 주거 지역과 두 블록 이상 떨어진 끝자락 '허허벌판'에 위치해서인지 마트 앞 도로마저 한적했다.
맞게 도착한 것인가 고민도 잠시. 출입문을 열고 1층 내부로 들어서자 전혀 다른 '新세계'가 펼쳐졌다. 일반 마트의 5배 크기인 타운은 말 그대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입구 쪽 36개월 이하 전용 놀이·수영공간은 영유아와 부모들로 붐볐고, 옆에 위치한 식사 공간인 '피코크 키친'은 가족 고객들로 넘쳐났다. 지하 1층으로 이동하는 무빙워크에서는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와 복합가전매장 '일렉트로마트', 반려동물 공간인 '몰리스펫샵'이 한 눈에 들어와 방대한 규모와 인파를 실감하게 했다. 들어올 뿐 나가는 고객은 거의 없어 '4시간 이상 온 가족이 머무르며 쇼핑과 여가를 즐긴다'던 이마트 측 전략이 적중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지난 6월18일 개점했던 이마트타운이 25일 오픈 100일을 맞는다. 이마트타운은 개점 100일 만에 매출 830억원, 구매고객 143만명을 달성해 목표 대비 103%의 실적을 거뒀다. 메르스 사태와 심각한 소비 침체 속에 이같은 성과는 깜짝 놀랄 만한 결과물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매출은 일산 최강자인 코스트코에 근접하는 규모로, 일반 마트의 3배 이상이다. 방문 고객이나 구매 고객도 2~3배나 많았다.
이마트타운은 백화점이나 로드샵, 영화관 등 대신 대형마트와 각종 전문점을 내세운 국내 최초의 복합쇼핑몰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마트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신개념 복합매장 모델을 승부수로 던진 것이다. 드론·로봇 실연·키즈 놀이공간 등 체험형 매장을 마련해 단순 구매 공간을 쇼핑과 체험과 놀이가 가능한 문화 공간으로 업그레이드하며 남성과 아이들까지 고객으로 끌어안았다.
또 가전·인테리어·외식 등 기존 마트에 일부 입점하던 전문점을 백화점급 '고급형'으로 나누되 전문점별로 통일성을 갖추는 직영 매장으로 운영해 수백여개 브랜드 매장이 나열되는 임대식 복합 쇼핑몰의 단점을 피했다. 각종 가전 체험공간과 피규어 전시공간, 요리 실연, 캠핑 체험, 테마별 실내 디자인 등 매장마다 체험형 공간을 둔 점도 방문 시간을 늘리고 집객률을 높이는 데 주효했다.
이마트타운 관계자는 "일산은 10㎞ 이내에 대형마트가 13개가 있지만 통상 한달이면 끝나는 '오픈 효과'가 석달째 이어지고 있다"며 "경기 북부 상권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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