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재판매(MVNO) 사업의 열기가 대기업 계열사를 비롯한 신규 사업자들이 잇따라 뛰어들며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GS 그룹의 계열사인 GS ITM은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에 별정통신 2호와 4호 사업자 등록을 마쳤다. 이를 통해 GS ITM은 SK텔레콤이나 KT와 같은 기간통신사업자에게 망을 빌려 인터넷전화나 MVNO 사업을 할 수 있다. GS ITM 관계자는 "별정통신 사업은 아직 등록만 해놓았을 뿐 어떤 서비스를 내놓을 지에 대한 내용은 구체화되지 않았다"며 "별정통신 사업자 등록은 그저 IT 사업자로서 향후 운신의 폭을 넓히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GS 그룹이 GS ITM을 통해 MVNO 사업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GS그룹이 전국에 6,000개가 넘게 분포돼 있는 편의점 'GS25'를 활용해 MVNO 가입자 유치에 나설 경우 기존 이통사를 위협하는 영업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GS 그룹의 MVNO 시장 진출이 현실화 될 경우 CJ헬로비전과의 시장 주도권 다툼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CJ헬로비전은 홈쇼핑 채널인 CJ오쇼핑 등을 활용해 온라인에서 활발한 영업을 벌이고 있지만 오프라인 영업망은 아직 구축하지 못한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CJ헬로비전은 올리브영이나 뚜레주르 등을 MVNO 가입 창구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요금제도 다양화해 CJ그룹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나 서비스를 통신요금과 결합한 상품 출시 도 준비 중이다. 홈플러스와 SK텔링크도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전화 서비스를 통해 통신 사업의 노하우를 축적한 사업자들의 MVNO시장 진출도 활발하다. 온세텔레콤은 기존 이통사보다 20~50% 가량 저렴한 요금제를 통해 외국인 및 중장년 층 등 틈새시장 공략을 목표로 다음달 MVNO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지난 2008년부터 4년간 MVNO 사업을 준비해온 온세텔레콤의 강점은 다양한 요금제다. 온세텔레콤은 최근 삼성화재와 '외국인 근로자 휴대폰 보장 보험업무'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국제전화와 MVNO 요금제를 결합하고 가족간 묶음 할인 요금제도 선보여 다양한 수요에 맞춤 서비스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이즈비전 또한 지난 7월부터 MVNO 시장에 뛰어들며 지금까지 가입자 4만 명을 유치하는 등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다. 현재 선불 요금제만 서비스하고 있는 아이즈비전은 2세대(2G) 서비스 가입도 받고 있어 '01X' 번호를 쓰고 있는 이용자의 호응이 크다. 온세텔레콤 관계자는 "2G 요금제의 경우 50대이상 고객들이 회사로 직접 찾아와 가입을 신청하는 등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며 "향후 데이터 및 후불 요금제 등을 출시하며 서비스 제공폭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블랙리스트 제도 및 방통위의 활성화 정책 등 MVNO 사업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사업자들이 특색있는 서비스로 시장공략을 본격화할 경우 이통3사 또한 긴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KT 경제경영 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MVNO 시장규모는 올해 6,000억원 수준에서 오는 2014년에는 1조7,000억원으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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