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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최강 한국조선 '엄청나네'
삼성重 2조6000억 해양가스설비 수주중량 10만톤 세계 최대… 濠 업체와 계약자원개발 가속화로 해양플랜트 발주 늘어 국내社 기술력 무기로 '독주 굳히기' 예고
이재용기자 jylee@sed.co.kr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해양가스처리설비(CPF) 조감도
지난해 중국을 제치고 4년 만에 세계 1위 자리를 되찾은 국내 조선업계가 새해 들어 세계 조선ㆍ해양플랜트 시장에서 독주체제를 굳히기 위한 쾌조의 출발을 보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16일 올해 국내 대형 조선사 가운데 첫 수주로 사상 최대 규모의 해양가스처리설비 계약을 따내며 향후 수주 전망을 밝게 했다. 특히 올해 원유와 가스 등 심해 자원개발이 가속화되며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해양플랜트 분야는 국내 조선업계가 중국 조선사들의 추격을 멀찌감치 따돌리는 데 일등공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삼성중공업은 일본계 호주 자원개발업체인 INPEX사와 해양가스처리설비(CPF)의 건조계약(LO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CPF는 부유식 해양생산설비의 일종으로 유전에서 가스를 생산ㆍ처리하는 역할을 한다.
삼성중공업이 이번에 수주한 CPF는 가로ㆍ세로 110m 크기에 상ㆍ하부 구조를 합친 총 중량이 10만톤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삼성중공업은 이 CPF를 세계 최대 해양플랜트로 기네스북에 등재할 계획이다.
수주금액도 2조6,000억원으로 동종 플랜트 가운데 역대 최고다. 삼성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건조계약상 계약금액에 계약서명 때 확정될 추가 장비까지 포함하면 총 수주규모가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는 3,000만원짜리 중형 승용차 10만대, 최신 스마트폰 300만대를 일시에 수출하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과 INPEX사는 다음달 중 계약서명식을 갖고 오는 2013년부터 건조에 들어가 2015년 4ㆍ4분기 인도할 예정이다.
INPEX사는 프랑스 토탈사와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호주 북서부 200㎞ 해상 브라우즈 광구 내 익시스 가스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에 CPF와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육상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가 한꺼번에 발주됐으며 이 가운데 CPF는 삼성중공업이, 육상 LNG 플랜트는 일본계 회사인 JKC JV가 각각 맡게 됐다. FPSO 수주처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 등이 수주전에 참여하고 있다.
조선업계에서는 지난해 일본 원전 사태로 친환경 대체에너지인 LNG 수요가 늘어난데다 최근 미국의 호르무즈해협 봉쇄 여파로 고유가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세계 각지의 가스전 개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춘 국내 조선사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국내 조선업계는 올해 수주목표를 정하며 해양플랜트 분야의 수주비중을 대폭 늘려 잡은 상태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125억달러의 수주목표를 세웠으며 이 가운데 70%가량을 해양플랜트에서 달성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수주목표 236억달러 중 60%정도를, 대우조선해양은 110억달러 중 70~80%를 해양플랜트로 채울 방침이다.
노인식 삼성중공업 사장은 "지난해 건조를 시작한 세계 최초 LNG-FPSO에 이어 세계 최대 규모의 CPF 건조계약으로 삼성중공업이 해양가스플랜트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면서 "최고의 기술력을 축적해 세계 시장을 주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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