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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백화점이나 TV홈쇼핑 등 대형 유통업체의 '슈퍼 갑' 불공정 행위, 인력파견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합리한 책임 전가 등 관행으로 굳어진 '비정상의 정상화'에 다시 힘을 모으기로 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12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중소업계 대표 30여명과 간담회를 갖고 현장에서 제기된 불합리한 제도나 관행에 대한 해결책 마련에 팔을 걷어 붙였다. 이날 행사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 과제인 '비정상의 정상화' 추진의 일환으로 마련된 것으로, 정 총리가 중소업계와의 간담회를 위해 중소기업중앙회를 찾은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두 번째다. 특히 정 총리는 이날 직접 사회를 맡아 업계 건의를 듣고 관련 부처에 재차 개선을 요구하는 등 적극적인 문제 해결 의지를 보여줬다.
김기산 패션협회 부회장은 "백화점이나 TV홈쇼핑은 중소기업의 제품 인지도 상승, 가격전략 등에 매우 중요한 유통 채널이지만,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 행위는 여전히 근절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백화점은 30~40%에 달하는 과도한 입점 수수료율과 판촉 비용 전가 등 횡포에 가까운 부당행위를 서슴치 않고 있으며 일부 TV홈쇼핑은 구두발주 후 재고 떠넘기는 등 불공정 거래가 지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력 아웃소싱 업체인 에스지커리어의 반선주 본부장은 "인력파견기업(중소기업)과 인력사용사업자(대기업)간에는 근로자를 파견할 때 계약을 체결하는데,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사항을 모두 '을'인 중소기업에 떠넘기는 불합리한 관행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차수당에 관한 내용이 없다고 연차수당을 파견사의 책임으로 전가하거나 파견인력에 대한 건강 검진도 신경 써 주지 않아 건강 검진 미실시에 대한 과태료를 파견사가 부담하게 된다"며 "파견 근로자 사용 사업주에 대한 감독 및 불공정 행위 처벌을 강화하고, 인력파견사업주와 인력사용사업주간 표준계약서 또는 가이드 라인을 제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이 경영 현장에서 겪는 불합리한 적폐도 도마 위에 올랐다. 황인환 서울경인자동차정비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자동차 사고 시 보험사가 소상공인들에게 부품 단가 삭감, 대금 지급 지연 등을 일삼고 있다"면서 "소비자와 정비업체, 보험사 간 갈등 해소 방안을 마련하고, 정비 공임비의 표준금액을 공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래 점토벽돌조합 이사장은 "공공 공사 발주 시 조달청의 평가 항목 중 '시공 경험' 기준이 지나치게 높아 대규모 공사 경험이 많은 종합 건설 업체가 독식하게 된다"며 평가기준 완화를 촉구했다. 최선윤 연식품연합회 회장은 "적합업종 재지정을 앞두고 대기업이 과도하게 방해하고 있다"면서 "두부 업종을 포함해 적합업종 지정이 필요하다고 공감대가 이미 형성된 품목은 재지정되도록 총리께서 힘써달라"고 요청했다.
정 총리는 "대형 유통업체의 불공정 행위 문제는 관계부처가 유기적으로 협력해 피해 사례 등 실태를 파악한 후 개선하도록 할 것"이라며 "불합리한 관행이 지속 발생할 경우엔 홈쇼핑 사업자 재승인시 불이익을 주는 등 실질적인 조치에 나서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정 총리는 "현장에서 건의된 과제 이외에도 중소기업의 성장에 걸림돌이 없는지 중소기업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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