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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1993년 '신경영' 선언 당시 "삼성전자 업의 개념은 양산 조립업으로 협력업체를 키우지 않으면 모체가 살아남기 어렵다"며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강조했다. 중소 협력업체를 돕는 것이야말로 대기업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국가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일이라는 게 이 회장의 지론이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나 신경영 20주년을 맞은 지금도 동반성장에 대한 이 회장의 철학은 여전히 변함 없다. 이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서도 "경제가 어려울수록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더욱 무거워지게 된다"며 "협력회사의 경쟁력을 키워 성장을 지원하고, 지식과 노하우를 중소기업들과 나눠 국가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재차 주문했다.
이에 맞춰 삼성그룹은 지난 6월 향후 5년간 1조2,000억원을 투자해 1ㆍ2차 협력업체들을 지원하는 '상생협력 생태계 조성 프로그램'을 마련,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장 올해 투자되는 금액만 3,270억원에 달한다.
삼성은 1차 협력업체에 대해서는 '작지만 강한 중소기업'을 목표로 인력 양성과 공동 연구개발(R&D), 기술과 노하우 전수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해 19개사를 후보군으로 선정해 약 500억원을 저리 대출과 무상 지원 등의 형태로 제공하고, 제조ㆍ구매 분야의 컨설팅 인력 무상 파견, 기술개발 지원 등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2015년까지 중소 협력업체 50개사를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또 삼성은 그룹 11개 관계사가 총 1,770억원을 조성해 협력업체의 생산성 향상 및 R&D비용으로 무상 지원한다. 제조역량은 있지만 R&D역량이 취약하거나 아이디어는 있지만 연구개발비가 부족한 기업이 중점적인 지원 대상이다.
이와 함께 삼성은 납품대금을 100% 현금으로 결제하고 물대지급 횟수를 월 2회에서 4회로 확대하는 등 협력업체와 상생협력 문화를 정착시키는데도 앞장설 방침이다. 불합리한 단가인하와 부당 발주취소 등 불공정 하도급 거래를 원천적으로 방지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상생협력 간담회와 경영전략 설명회 등을 통해 협력사와 소통과 교류를 확대하는 일도 병행한다.
삼성은 2차 협력업체에 제조현장 혁신과 프로세스 혁신, 생산기술 지원, 교육 등 4대 분야로 나눠 업체별 맞춤형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350개사를 대상으로 70억원을 투자해 제조현장을 개선하고, 100개사에 20억원을 들여 수주부터 출하까지의 프로세스 혁신을 지원한다.
또 50개사를 상대로 10억원을 투입해 생산기술을 지원하고 올해 20회에 걸쳐 협력사 직원 1,900명에게 직무교육 과정과 미래 양성자 교육 등을 진행한다. 아울러 삼성전자 임원과 간부로 구성된 협력업체 컨설팅팀 200명 중 60명이 2차 협력업체 전담 지원에 나선다.
삼성은 1ㆍ2차 협력업체를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ㆍ육성하는 '상생협력아카데미'도 삼성전자 내에 설립한다. 내년까지 수원에 총 1,000억원을 투자해 연면적 5,000평 규모의 교육컨설팅센터를 건립하고, 산하에 교육센터, 전문교수단, 청년일자리센터, 상생협력연구실 등을 설치해 협력업체들의 경쟁력 제고를 지원할 방침이다. 특히 컨설팅의 경우 삼성전자 임원과 부장 등 200명을 협력업체에 1~2개월간 파견해 상주 지도하며, 일체의 비용은 삼성전자가 부담한다.
이 밖에도 삼성은 특허가 없어 창업과 신제품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벤처ㆍ개인창업가에게 보유 중인 일부 특허를 무상 공개하는 규모도 점차 확대한다. 무상 지원할 특허를 '상생포탈 사이트(www.secpartner.com)'에 게시한 후 신청을 받아 5년간 무상 공개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2011년부터 전체 특허 20만건 가운데 1,752건을 협력업체에 무상으로 지원해오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삼성전자는 안구ㆍ눈꺼풀 인식을 통한 문자 입력 등 장애인 관련 특허 26건을 중소기업에 무상 기증하기도 했다.
또 삼성SDS는 골목상권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전통시장 상인들의 정보통신기술(ICT)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도 마련할 계획이다. 5년간 총 500명의 상인을 ICT 전문가로 육성하고 전통시장 내에 쌍방향 전자간판 '디지털 사이니지'를 설치하는 한편 삼성 임직원 전용 웹사이트에 전통시장 사이트를 개설해 임직원들의 구매를 유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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