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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 시한인 31일 노사정이 마라톤 협상을 벌이며 막판 조율에 총력전을 펼쳤다. 하지만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 정년 연장 등 3대 현안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 이견을 좁혔음에도 불구하고 일반해고 요건 완화와 기간제·파견 등 핵심 쟁점에 대해서는 견해차가 커 타협안 마련에 애를 먹고 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협상시한을 연기하거나 합의안을 마련해도 알맹이가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노동시장구조개선특별위원회는 지난 30일 전체회의에서 9시간30분가량 이어진 1박2일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문 초안 마련에 실패했다. 회의시간 이상으로 각계 내부 입장을 조정하는 정회시간을 가질 정도로 치열하게 논의했지만 서로 밀고 당기는 진통을 거듭하기만 했다. 결국 31일 오전 다시 8인 연석회의와 4인 실무소위를 열어 주요 쟁점에 대한 논의를 벌이는 한편 오후에는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과 박병원 경영자총협회 회장,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김대환 노사정위원회 위원장 등이 노사정 대표자 회의를 갖고 최종 합의를 시도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이날 국무회의 자리에서 "노동시장의 낡은 제도와 관행 때문에 청년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고 열심히 일해도 저임금·차별·고용불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개혁과제"라며 거듭 대타협을 촉구했지만 노사 간 입장 차이로 평행선을 달렸다.
이와 관련, 노사정위가 대타협 실패라는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단 좁혀진 안을 중심으로 4월1일께 원칙과 방향성을 제시하는 정도로 알맹이 없는 수준의 대타협 선언이 나올 가능성이 점쳐진다. 노사정 모두 논의 초에 각자가 제시한 틀을 끝까지 고수해 접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노동계가 요구하는 사안에 대해 경영계가 수용 불가 입장을 나타냈고 경영계 제시안에 대해서는 노동계가 받을 수 없다고 버텨 이렇다 할 진전을 이뤄내지 못했다"며 "일부 현안에만 매몰돼 위원회 자체가 원칙과 방향을 잃고 무기력했다"고 꼬집었다.
일단 노사정은 통상임금의 경우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제시한 정기성·일률성 등의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법제화하되 고정성과 재직자 요건, 수당 등 제외금품 같은 쟁점의 경우 대법원 판결 이후에 나온 판례를 따르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사실상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는 발을 뺀 셈이다. 근로시간과 관련해서는 주당 52시간으로 단축하자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으나 즉시 시행이냐, 단계적 시행이냐의 문제와 휴일 할증료 적용 범위 등을 놓고 노사 의견이 엇갈렸다.
60세 정년 시대에 대비한 임금피크제 도입 등 임금체계 개편 문제에 대해서는 직무와 숙련도 중심으로 가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법률로 강제하지 않고 노사 자율에 맡기는 방안을 협의했다.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조항 적용에 대해서는 노사 간 입장이 달라 팽팽히 맞섰다.
이와 함께 사회안전망 의제에 대해서는 실업급여·최저임금 확대와 원·하청 상생협력 강화로 방향성이 모아졌다. 노사정위원회의 한 특위 관계자는 "3대 현안에 대해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인데 결국 핵심 쟁점을 노동계에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게 걸림돌"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일반해고 요건 명확화(근로계약해지제도)와 기간제근로자 사용기간 연장, 파견 확대 등의 이중구조 이슈에 대해서는 아예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해고를 더 확대할 수 있도록 해 노동자들의 고용을 불안하게 한다는 것으로 이는 협상 대상이 아니며 이중구조 해소와도 관련이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한편 한국노총 금속노련과 민주노총 금속노조 등 양대 노총 제조 부문 공동투쟁본부는 이날 노동시장 구조개선안의 일방적인 합의를 강행할 경우 공동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 대타협안이 마련돼도 진통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사정 대화에 불참하고 있는 민주노총은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조합원 1,000여명이 참석하는 '노동시장 구조개악 규탄 결의대회'를 열고 1박2일 밤샘농성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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