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명품기업 1만클럽 만들자] <3> 강소기업, 고졸인재에 날개 달아줘야

'선취업 후진학' 생태계 조성해 인력 미스매치 잡는다

■ 서울경제·중기중앙회 공동기획

특성화고 취업률 높이고 교육 인플레 막을 대안 부상

고졸 인재양성 프로그램 활용한 인사 시스템도 필요

북유럽처럼 중학교 단계부터 조기 진로교육 정착돼야


#올 초 IT기반 중소기업인 솔트웨어에 입사한 이성현(19) 씨는 한국산업기술대 IT소프트웨어학과 1학년생이기도 하다. 양영디지털고등학교를 졸업한 이 씨는 일학습병행제를 도입한 솔트웨어에 입사해 매주 토요일 대학에서 수업을 듣고 있다.

이 씨는 "회사 생활과 야간 대학을 병행하다가 회사를 그만두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나는 업무와 관련성 높은 전공을 선택해 주중에는 일을 하고, 주말에는 새로운 지식을 습득할 수 있어서 기쁘다"며 "특성화고 학생들이 취업 후 직장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선 다양한 경험과 지속적인 배움이 중요한 만큼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씨의 사례는 청년실업은 늘어가고 중소기업들은 인력난에 허덕이는 인력 미스매치가 심화하고 있는 한국 사회에 해법 중 하나를 던져주고 있다.

기업 스스로 인재를 키운다는 경영철학으로 젊은 직원들에게 학업을 병행할 수 있도록 해준다면 사회적 낭비를 낳고 있는 맹목적인 대학진학을 크게 줄일 수 있어서다. 이에 더해 '선취업 후진학' 생태계를 조성, 특성화고 취업률을 높이는 동시에 고교 진학 전부터 진로교육을 내실화하게 되면 '교육 인플레와 인력 미스매치 해소'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를 위해서는 향후 중소기업중앙회가 선정, 운영할 '명품기업 1만클럽' 회원 기업들이 선취업 후진학을 포함한 고졸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표준화해 인사프로그램으로 운영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 서울경제신문과 중기중앙회는 인재양성은 물론 경영철학, 실적, 성장성, 기술력, 복리후생 등을 평가해 청년들이 믿고 젊은꿈을 펼칠 수 있는 강소기업 1만개를 선정, '좋은 일자리'(Decent Job)로 널리 추천할 방침이다.

22일 중소업계와 교육계에 따르면 과거 산업 역군으로 '한강의 기적' 창조에 일조했던 특성화고(전 실업고)에서 학생들 절반 이상이 너도나도 대학에 진학하는 사회 분위기에 떠밀려 상급학교 진학에 목을 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상당수 고졸 취업자들이 전공과 무관한 취업, 열악한 근무 환경, 군입대 등을 이유로 다니던 회사를 자주 그만 두면서 이들의 고용 유지를 위한 현실적인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기획재정부가 실시한 '청년 일자리 단계별 실태조사'에 따르면 특성화고 졸업자들이 5년 반 동안 평균 3.9개의 직장을 경험할 만큼 전직이 잦다. 대졸자들이 졸업 후 20개월 동안 첫 직장을 유지하는 비율이 54%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직 횟수 자체가 많은 편이다.



이에 대해 교육 현장에서는 인재 육성의 책임을 학교에만 맡길 게 아니라 기업도 함께 사람을 키운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는 충고하고 있다. 유광호 정명정보고 교장은 "10대 후반의 아이들이 사회 생활에 적응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성장통으로 받아 들이고 기다려줄 수 있어야 한다"며 "학교에만 선생님이 있는 게 아니라 기업에도 아이들을 키우고 교육하는 지도자가 있어야 고졸 사원들이 기업에 뿌리를 내리고 커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대학 진학 대신 산업현장으로 가라고만 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학업 욕구와 직업 선택의 자유를 꺾는 것이어서 바람직하지 않다. 선취업 후진학 생태계는 그런 차원에서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선취업 후진학 방식은 대학에서 일터에 인적 자원을 공급하는 단선형 시스템을 벗어나 일과 학습을 병행하면서 인재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문수남 성동공고 교장은 "학생들에게 원서만 내면 무조건 붙는 지방대에 들어가는 것보다 자신이 3년 동안 배운 전공을 살려 중소기업에서 꿈을 키우고, 회사에 들어간 이후엔 다양한 장학금 제도를 활용해 대학도 진학하는 '선취업 후진학' 프로그램을 소개하면 높은 관심을 보인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진로 교육이 조기에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중학교 단계부터 진로에 대한 고민이 이뤄진 북유럽과는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취업이 임박한 고3이 된 후에야 선택하게 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변정현 한국고용정보원 박사는 "4년간의 대학 생활과 군 생활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하고 아르바이트를 통해 간접적으로 사회의 실상을 접한 대졸자들과 달리 고졸자들은 선생님이나 부모님의 눈높이에 맞춰 취업하려는 경향이 있어 현실과의 미스매치 현상이 빚어지는 만큼 체계적이면서 현실감 있는 진로 교육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