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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버린 경제팀/이세정·정경부(기자의 눈)

한승수 경제부총리=영국 요크대학 경제학박사, 서울대교수, 상공부장관(88­90년), 김영삼 정부의 주미대사, 청와대비서실장(94­95)이석채 청와대경제수석=행시 7회, 미국 보스턴대학 경제학박사, 청와대경제비서관(84­88년), 예산실장(92­93), 농림수산부차관, 재정경제원차관, 정보통신부장관 박재윤 통상산업부장관=미국 인디애나대학 경제학박사, 서울대교수, 현 정부 초대 청와대경제수석(신경제 주도), 재무부장관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한­이­박경제팀의 면면이다. 이들 경제팀은 최근 현대의 일관제철소 건설에 대해 불허 방침을 굳혔다. 현대의 제철소 건설문제는 사실 전문가들의 의견도 찬반양론으로 팽팽히 맞서있는 민감한 사안이다. 경제팀이 이에 대해 불허 결론을 내리기까지는 고민이 적지않았을테고 나름대로 국가차원의 수많은 변수를 고려했을 것이다. 그러나 경제팀은 이같은 결정을 당당하게 밝히지 못하고 공업발전심의회(공발심)라는 들러리를 등장시키는, 당대의 경륜가들답지 못한 희극(?)을 연출해 결정과정의 순수성을 의심케 하고 있다. 더구나 지금까지 현대측이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 공발심에 자문하겠다고 밝혀왔던 공식입장을 번복, 사업계획서가 제출되지도 않았는데 이에 대해 자문하겠다는 우스운 모양새를 만들었다. 더구나 공발심 위원의 면면은 공발심 자문역할의 신뢰에 의문을 낳고있다. 27명 위원중 각 부처 1급공무원이 6명, 통산부출신 공무원이 대부분인 산하단체 및 협회 임원들이 12명에 달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위원이 언론계 및 학계인사 너댓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나마 15일 상오 10시에 열리는 공발심의 개최사실 및 안건이 일부 위원에게는 13일 하오에야 통보됐다. 회의 개최일 5일전에 통보하도록 되어있는 규정조차 지키지 못한채 갑자기 소집, 정부 입장대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달라는 주문인 셈이다. 안광구 통산부차관은 13일 『정부는 불허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해 공발심이 요식절차임을 실토했다.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이론과 경험을 겸비한 경제학박사들로 짜여진 경제팀이 자신의 공개적인 의견을 끝내 유보한채 공발심을 내세워 결론을 얻겠다는 모습이 이번 결정과정에 대한 의문 만을 증폭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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