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유색의 불투명 용기 일색이던 화장품 용기 시장에 최근 들어 ‘투명’ 바람이 불고 있다.
내용물의 질감과 빛깔 등까지 한 눈에 볼 수 있는 투명 용기는 제품의 사용 상태를 시종일관 공개해야 한다는 점에서 일부 색조 화장품 외에는 광범위하게 사용되지 않았다. 하지만 기능성 화장품의 확대와 함께 제품의 특성과 자신감을 표현하려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깨끗함’, ‘친환경’ 등 긍정적 이미지를 표현하는데도 적절하다는 판단 아래 기초 스킨케어 제품에까지 투명용기를 적용하는 업체들이 부쩍 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남은 사용량까지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어 ‘불황기 알뜰형’상품으로도 부상하고 있다.
미국 화장품 브랜드 키엘은 이달 초 ‘투명 에센스’를 표방한 ‘클리얼리 코렉티브 다크 스팟 솔루션’을 출시했다. 무색 에센스인 이 제품은 기미, 잡티 등 피부 상태의 개선을 유도해 투명한 광채 피부를 되찾아 준다는 효과를 내세운다. 투명빛의 깨끗함이 제품 이미지를 전달하는 데 적절하고 인공 색소를 함유하지 않은 등의 친환경적 이미지도 손쉽게 설명할 수 있다는 게 업체측 설명이다.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록시땅도 지난달 인기 제품인 ‘시어버터 스킨케어 라인’을 리뉴얼, 재출시하면서 무색의 투명빛 용기 사용을 늘렸다. 기존 크림류에 이어 로션류인 ‘시어 버터 울트라 젠틀 모이스쳐라이져’까지 투명 용기에 담은 것. 업체 관계자는 “제품의 질감은 물론 민감한 피부도 자극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브랜드 철학을 전달하는 데도 투명 용기가 적절하다”고 말했다.
록시땅은 이달 향수 신제품인 ‘체리 프린세스 리미티드 에디션’을 출시하면서 향수 용기를 투명 빛깔로 택했다. 통상적인 불투명 용기 대신 체리 빛 향수를 투명 용기에 담아 사용하는 내내 상큼한 향기와 신선함을 느낄 수 있게 했다는 게 업체의 설명이다.
차앤박화장품의 인기 제품인 ‘프로폴리스 에너지 앰플’도 투명 용기를 택해 제품의 특성을 표현하고 있다. 꿀벌이 만드는 천연 항생제인 프로폴리스를 10% 함유, 일명 ‘꿀 에센스’로 알려진 이 제품은 투명 용기에 꿀 빛깔의 에센스를 담아 제품의 고유한 특징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업체 관계자는 “때론 용기에 담긴 철학이 많은 예산을 들인 광고ㆍ마케팅보다 큰 역할을 한다”며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화장품 시장에서 투명 용기가 제품 특성과 장점, 자신감 등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마케팅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