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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쓱해진 금감원장

"현대차, 카드 수수료 인하 요구 잘못" 지적에도<br>카드사들 '울트라 갑' 눈치에 아무런 반응 없어<br>현대차도 "우리 주무 부처 아닌데…" 요지부동


현대자동차 카드수수료 인하 요구에 대한 금융감독원장의 날선 지적에도 카드사들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 수장이 카드사의 '울트라 갑'인 대형가맹점 파워에 눌린 형국이다. 4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1일 권혁세 금감원장의 발언 이후 어떤 카드사도 관련 반응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현대차만 바라보고 있다. 현대차에서 요구하지 않는 이상 자신들이 먼저 수수료 재협상을 요구할 수는 없다는 것. 대표적 규제산업인 금융업종은 지금까지 금융당국의 질타성 발언이 나오면 곧바로 조치에 나서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대다수 카드사들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 카드사 고위관계자는 "카드수수료가 이미 사회적 논란거리로 부각된 상황에 대기업마저 대열에 동참하자 이를 관할하는 권 원장 입장에서는 상당히 불쾌했을 것"이라며 "금융당국 수장의 눈치가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카드사들은 되돌리고 싶어도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금융당국 수장의 경고성 발언에도 불구하고 카드사들이 요지부동인 것은 그만큼 대형가맹점의 힘이 크기 때문이다. 이번 현대차 카드수수료 인하과정에서 일부 카드사는 계약기간이 남아 있음에도 선제적으로 수수료를 낮추는 행보를 보였다. 쉽게 말해 '알아서 긴 셈'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대형가맹점 중에서도 현대차처럼 시장점유율이 높은 기업은 카드 선택 지배력이 워낙 높아 카드사로서는 그쪽 요구에 따를 수밖에 없다"며 "일반적으로 수수료 재협상은 언제든지 시작할 수 있지만 상대가 현대차 정도의 거물이라면 카드사가 먼저 그 말을 꺼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논란의 시발점이 된 현대차도 요지부동이다. 카드수수료 협상은 어디까지나 기업 간의 정당한 거래인데다 금감원이 현대차의 주무부처가 아니어서 금감원장의 발언에 구속력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 역시 "현재로서는 카드수수료 재협상과 관련해 어떠한 검토사항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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