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환절기가 되면 폐렴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어난다. 환절기에는 쉽게 감기에 걸리는데 감기 끝에 폐렴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5세 미만 영유아에게 폐렴은 사망률이 가장 높은 위험 질환으로 주의가 필요하다. 또 영유아가 폐렴에 걸리는 경우 입원치료가 필요할 수 있어 환자와 보호자 모두 부담이 큰 질환이므로 아이 출생 후부터 바로 영유아 폐렴 예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영유아 폐렴을 예방하는 데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항생제 사용이 많을 수밖에 없는 질병의 특성 때문이기도 하다. 폐렴에 걸리면 폐렴구균과 같이 원인이 되는 균을 죽이거나 균의 증식을 억제하기 위해 주로 항생제가 처방된다. 하지만 잦은 항생제 사용은 내성 증가라는 부작용의 위험을 안고 있다.
즉 세균이 항생제의 공격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방어능력을 키워 다음에는 기존 항생제를 써도 효과가 줄어드는 것이다. 항생제의 내성 증가는 치료 실패와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로 이어진다. 국내 항생제 사용률이 전 연령 중 7세 미만 영유아에서 가장 높다는 통계는 영유아는 항생제를 써도 몸이 반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항생제가 듣지 않는 폐렴구균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폐렴구균의 80%는 세 종류 이상의 항생제를 써도 효과가 없는 이른바 '다제내성균'인 것으로 확인됐다. 쉽게 말해 폐렴구균 10가지 중 8가지는 3가지 이상의 항생제를 써도 죽지 않고 살아남아 치료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러한 '다제내성균'의 증가로 항생제의 신중한 사용과 폐렴 백신 접종의 중요성이 보다 강조되고 있다. 항생제 내성으로 폐렴 치료가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폐렴 백신 접종으로 사전에 질병 부담의 위험을 줄여야 하는 것이다. 특히 5세 미만 영유아의 항생제 내성 비율은 65세 이상 노인보다 높게 나타난다. 영유아의 폐렴 예방이 더욱 중요한 이유다.
영유아 폐렴은 국가에서 무료로 지원하는 폐렴구균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다. 비용 부담이 없기 때문에 영유아 부모는 접종시기만 잘 맞춰 접종하면 된다. 이 백신은 최근 생후 6주부터 5세 미만의 영유아에게서 폐렴에 대한 예방효과를 추가로 인정받았다.
영유아 폐렴 백신은 생후 2·4·6개월에 기본 3회 접종하고 12~15개월에 추가 1회를 접종해 총 4회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 7개월 이상 5세 미만의 영유아 중 접종시기를 놓친 아이들은 따라잡기 스케줄에 맞춰 접종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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