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상장업체인 서울반도체(046890)는 서울에, 제주반도체(080220)는 제주도에 있다. 강원랜드(035250)는 강원도에 있다. 그렇다면 웰크론(065950)강원은 어디 있을까. 이렇게 물을 때는 당연히 강원도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맞다. 웰크론강원(114190)은 강원도에 없다.
극세사 등 섬유를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웰크론의 손자회사 웰크론강원은 이름만 들어서는 강원도에 있을 것 같지만 본사 소재지는 경기도 화성시 장안면이다. 화성시 장안면에는 웰크론강원의 공장이 있고 실질적인 경영전략을 짜는 수뇌부서는 구로디지털산업단지에 웰크론그룹과 함께 위치해 있다.
사연은 이렇다. 웰크론의 자회사인 웰크론한텍(076080)은 2010년 지금의 웰크론강원인 강원비앤이를 인수했다. 웰크론그룹 측에서는 강원비앤이가 산업용 보일러 제작과 에너지사업을 하고 있어 웰크론에너지라는 이름으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강원비앤이의 창업주는 '강원'이라는 이름을 반드시 넣어달라고 요구했다. 창업주는 강원도 출신으로 1971년 강원보일러제작소라는 개인회사로 경영을 시작했고 1976년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강원비앤이로 이름을 바꿨다. 이름이 바뀔 때마다 창업주의 출신 소재지인 '강원'을 꼭 붙여 강원도에 대한 애착을 보인 셈이다. 이유는 또 있다. 웰크론강원은 인수되기 전부터 90% 이상 해외 수출을 하는 업체인데 한순간에 '강원'이라는 이름을 빼면 해외 바이어가 오해를 할 수 있었다. 웰크론그룹 측은 창업주의 의견을 받아들여 강원도에 있지 않는 회사의 이름에 '강원'을 붙이기로 했다.
건설업을 하는 경남기업(000800)도 경상남도에 없고 충남 아산에 본사가 있다. 이름은 경남인데 본사는 소백산맥을 넘어 충청도에 위치한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경남기업의 '경남'은 경상남도를 의미하지 않는다. 경남기업의 '경'은 '서울 경(京)' '남'은 '남녘 남(南)'을 쓴다. 경남기업은 대우그룹 계열사였지만 2004년 대아건설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대아건설의 본래 소재지인 충남 아산이 본점 소재지가 됐다. 투자자들은 이름만 보고 회사를 방문해서는 안 된다. 꼭 본사 소재지를 확인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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