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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대력에프에이에스 사무실에서 만난 이종수 대표(사진)는 새로 개발한 '튜브수문'에 대한 자신감으로 넘쳐 있었다. 이 대표는 "이번에 개발한 튜브수문은 기존의 전력비효율성과 구조적 안전성의 문제를 보완하면서 후레싱기능(보 안의 물을 배출하는 것)은 획기적으로 향상했다"며 "리프팅 원리와 공기압을 활용한 튜브수문은 세계에서 최초로 시도된 접근"이라고 강조했다.
튜브수문은 리프팅 원리를 이용해 수문을 들어 올리는 방식이라 설치가 간편하면서 수압을 견뎌내는 안전성을 대폭 높인 게 특징이다. 특히 철문이 아닌 공기주압식 튜브형 수문을 만들어 무게를 낮춘 결과 전력소모도 줄이는데 성공했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이같은 기술 혁신 덕에 대력에프에이에스의 튜브수문은 대한변리사회와 한국특허정보원 등이 후원한 제8회 대한민국 우수특허대상에서 건설·기계 부문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 대표는 "자동차와 같이 무거운 물품을 들어 올리는 리프터를 그동안 제작해왔다"며 "그동안 전문성을 쌓아온 리프팅 기술의 영역 확장을 고민하다 수문 개발에 나서게 됐다"고 발명 배경을 설명했다.
기존에 댐의 여수로를 개폐하는 수문(가동보)은 위아래로 움직이거나 반드럼식 공법이 일반적이었다. 가둬놓은 물을 배출한 뒤 수문을 내려닫을 때 상당한 전력이 소요되고 철문을 지탱하는 양측면 기둥과 수문 하단부에 수압이 집중돼 안전성이 떨어지는 게 흠이었다. 반드럼식 공법은 전력 비효율성 외에도 하층부 물이 빠져나가지 않아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문제도 있었다.
이 대표는 한때 잘나가는 우리나라 대표 프로레슬러였다. 국내도 모자라 프로레슬링 선진국인 일본에서 10년간 활약을 했을 정도. 운동을 그만둔 뒤에는 자동화 부품을 납품하는 일을 하다가 어깨너머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부품제작에도 직접 뛰어들었다.
이 대표는 20여년이 지난 현재 어엿한 중소기업인으로 우뚝 섰다. 그는 "약 20년전 대기업 생산공장에 있는 현지 직원들에게 레슬링 기술을 가르쳐주는 대신 자동화 부품 제작 기술을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웠다"며 "남들보다 뒤쳐진 지식을 보완하기 위해 스포츠맨의 끈기 하나만 믿고 지난 23년간 하루에 3~4시간만 자며 기술연구에 주력해왔다"고 회상했다. 이 대표의 형설지공 덕에 대력에프에이스는 산업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10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매출 역시 50억원을 넘어섰다.
이 대표는 "선진국은 수문이 조절되는 가동보로 전환해 수자원을 효과적으로 관리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댐과 다를 바 없는 고정보가 대부분이고 일부 있는 가동보도 제 기능을 못하는 상황"이라며 "우리나라는 대표적인 물부족 국가 중 하나인 만큼 수자원 관리의 시발점인 가동보 기술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해 국가대표 기술혁신 중소기업인으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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