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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항에 유럽항로 개설

현재 인천항에서 홍콩·싱가포르·타이완·일본 등 동남아와 중동의 항만을 연결하는 컨테이너항로가 운항하고 있으나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수도권지역 컨테이너가 우리나라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나 관문인 인천항에는 컨테이너 항로가 극히 제한적으로 개설돼 있고 그 항로마저 운항빈도가 낮아 수출입업체가 불가피하게 부산항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 결과 경부고속도로와 철도가 수용한계를 초과, 물동량의 정체현상이 심화됐고 그에 따라 사회경제적 비용이 상상을 초월했다. 이의 대책으로 경부고속전철을 부설, 여객을 대량 흡수하면 현존의 경부철도와 고속도로의 수송여력을 컨테이너로 대체하겠다는 계획도 내포돼 있다. 그러나 고속전철의 잦은 설계변경과 시공부실로 인해 예산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공사기간도 연장돼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고속전철이 대구까지 단축되면 컨테이너 내륙수송이 더 심각해 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산 가덕도에 컨테이너 신항만 건설은 내륙수송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다. 지금도 수출 컨테이너가 남으로 남으로, 수입컨테이너는 북으로 북으로 행진, 사회경제적 비용이 엄청난데 광양 컨테이너부두가 본격 가동되고 가덕도 신항만까지 건설되면 내륙수송을 어떻게 처리할지 암담하다. 항만개발 입지선정이 경제논리에 의해 결정되지 않고 정치논리에 좌지우지됨으로써 그 폐해는 국민의 몫으로 돌아간다. 인천항은 부산항보다 먼저 컨테이너 전용터미널을 건설했으나 사장됐다. 남북분단과 동서냉전에 의한 중국과의 단절로 인천항은 세계중심항로에서 멀리 떨어진 벽지에 위치, 컨테이너선박이 기항을 기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황이 바뀌었다. 중국이 개방정책과 시장경제로 전환, 고속성장을 지속하고 있어 물동량이 급증하고 있다. 우리나라 각종 경제지표의 50%가 수도권에 차지하고 있으나 수도권 창구인 인천항만시설은 15%에 그쳐 화물유통장애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따라서 인천항의 투자순위를 최우선으로 조정하지 않고는 고질적 화물유통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 이번 유럽항로 개설도 이런 상황논리에서 볼 때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내륙 운송비와 시간도 절약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유럽항로 개설이 계기가 돼 미주항로도 멀지 않아 개설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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