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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개인퇴직연금 48조 시장 쟁탈전 후끈

한투 사장“고객 유치 최선”직접 독려<br>삼성ㆍ우투증권도 조직개편 및 부가서비스 경쟁 시작


개인형퇴직연금제도(IRP)가 26일부터 도입되면서 금융투자업계가 시장 선점을 위한 발 빠른 행보에 들어갔다. 조직개편부터 각종 이벤트에 이르기까지 ‘황금알 시장’을 잡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됐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25일 임직원들에게 편지를 통해“개정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 시행을 계기로 본격적인 IRP 시대가 도래해 큰 변화가 예상된다”며 “IRP는 우리에게 연금 부문의 강자로 자리매김하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사장은 특히 “IRP는 지속적인 자산관리 서비스 제공을 통해 향후 수익의 중추적인 근간이 될 것”이라며 “IRP부문에 튼튼한 교두보를 구축함으로써 은퇴자산 시장이라는 큰 틀을 만들어가는 데에 힘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처럼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 IRP고객 유치 독려에 나선 것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증권사들에게 IRP가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개인연금이 보험, 펀드, 신탁만 가능한 반면 IRP계좌는 정기예금, 채권, 주가연계증권(ELS), 펀드 등 다양한 상품으로 운용할 수 있다. 따라서 IRP도입으로 퇴직연금 시장 확대가 전망되고 있다. 미래에셋 퇴직연금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까지 퇴직연금시장 규모는 52조원에서 234조원까지 확대될 전망인데 이 가운데 IRP는 4조3,000억원에서 48조원까지 급증할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투자증권은 IRP시장 선점을 위해 퇴직연금 영업을 전담하던 19명의 인력을 개인 고객 그룹으로 이동시켰고, WM사업본부 상품마케팅팀에 은퇴컨설팅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삼성증권도 이미 지난달 초 리테일 본부 내에 연금법인사업부를 신설, 퇴직연금 고객의 IRP유치 및 관리를 전담토록 했다. 우리투자증권 역시 은퇴자산관리 사업 강화를 위해 올 초 ‘100세시대 자산관리본부’를 발족시키는 등 조직구조를 정비했다.

현대증권도 자체 IRP운영 시스템을 개발했으며, 전 직원이 ‘1인 1IRP계좌’를 개설해 시장 선점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부가서비스 경쟁도 펼쳐질 전망이다. 우리투자증권은‘100세시대 IRP’ 가입 고객에게 의료편의, 세무 및 부동산 자문 서비스 등 부가 혜택을 제공키로 했다. 한국투자증권도 IRP가입자에게 주식거래 온라인 이체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과 법률ㆍ세무 상담 및 종합소득세 신고 대행, 의료복지 할인, 재무설계 세미나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자산운용사들도 IRP도입에 기대를 걸고 있다. 윤영선 한국투자신탁운용 퇴직연금팀 차장은 “개정 근퇴법에 따라 IRP에 (적립금의 40%까지) 주식형ㆍ혼합형 가입이 허용되면 적립식뿐만 아닌 거치식 자금도 유입되면서 펀드 활성화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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