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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자금 끌어들여 외국인 견제 가능… 국내 펀드 운용기법 선진화에도 도움

[자본시장의 돌파구 헤지펀드] 토종 헤지펀드 왜 필요한가


이달 들어 외국인들의 매도공세가 이어지면서 헤지펀드가 '공공의 적'처럼 비치고 있다. 특히 최근 증시를 교란하는 주범이 외국계 헤지펀드로 알려지면서 '헤지펀드=투기자본'으로 인식돼 한국형 헤지펀드 도입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토종 헤지펀드가 오히려 한국 자본시장의 변동성을 줄이고 국내 기반을 키울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우선 전문가들은 헤지펀드가 도입될 경우 국내 기관자금의 금융시장 유입을 촉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외국인에 휘둘리는 국내 자본시장의 안전판 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 헤지펀드는 시장 상황에 상관없이 수익을 가져다주는 것을 가장 큰 목적으로 한다. 헤지펀드는 보다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성으로 자산의 분산효과를 높여 위험을 줄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 바로 이 부분에 연기금 등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을 목표로 하는 기관투자가들이 매력을 느낀다는 것이다. 김종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헤지펀드 도입으로 시장환경과 상관없이 자금이 금융시장에 지속적으로 유입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수 있다"며 "국내 투자자금이 늘어나면 금융시장에서 외국인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져 변동성을 줄이는 효과도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언제나 안정적으로 '시장수익률+α'를 추구한다는 점은 개인투자자에게도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퇴직을 앞둔 자산가들에게는 안전성도 중요하지만 노후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수익성 역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임태웅 대우증권 GM사업추진본부장은 "헤지펀드는 어떤 시장 상황에서도 수익을 내야 한다는 것이 지상 과제"라며 "헤지펀드는 요즘처럼 변동성이 커질수록 그에 맞춰 수익이 늘어나도록 하는 전략도 가능해 안정적인 투자수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펀드운용의 선진화를 위해서도 헤지펀드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자연 우리투자증권 상무는 "현재 우리나라 자산운용시장에서는 규제에 묶여 레버리지(대출), 공매도, 쇼트셀링, 장외 파생상품거래 등 다양한 운용전략을 사용하지 못해 투자자들의 요구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금융시장 개방이라는 시대 흐름에 맞게 글로벌 운용사들에 대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헤지펀드 도입 등 규제 완화를 통한 시장 확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 선택의 폭이 넓어지며 맞춤형 투자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며 하락장에 투자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레버리지ETF의 거래가 크게 늘어났다.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자의 요구가 다양해졌고 그만큼 투자자들도 위험 대비 등 자산관리 차원에서 '헤지(hedge)' 수요도 많아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수요의 상당수가 헤지펀드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해외 헤지펀드들이 저마다의 투자전략으로 국내시장으로 들어오는 것처럼 국내 생성 헤지펀드들도 해외에 진출하는 등 새로운 플레이어로 시장에 참여해 경쟁력을 키우면 대외환경에 취약한 부분이 어느 정도 보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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