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들이 빼곡히 들어찬 도심 한 가운데 사무실. 업무 중에도 절로 눈길이 달력으로 향한다. 빨간색 동그라미로 일찌감치 표시해둔 여름휴가 일정. 머릿속으로는 앞으로 남은 날짜를 재빨리 계산해보고 들뜬 마음을 꾹꾹 누른다. 1년에 한번, 산더미처럼 쌓아둔 결재서류와 직장상사의 시야에서 벗어나 일탈을 꿈꿀 수 있는 휴가. 생각만으로도 즐겁다.
휴가철을 맞아 은행들도 고객들의 들뜬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각종 맞춤형 서비스를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휴가철 맞춤 금융서비스는 장기간 집을 비우는 고객들을 위한 대여금고를 비롯해 휴가지에서도 은행 객장을 찾은 듯 금융업무를 볼 수 있는 이동점포까지 다양하다.
◇휴가철, 귀중품 걱정 마세요= 휴가철 심심찮게 뉴스에 등장하는 빈집털이. 그렇다고 혹시 모를 불상사를 걱정해 여름휴가를 포기할 수는 없다. 주요 은행들이 휴가철 집을 비우는 고객을 위해 귀중품을 보관해주는 대여금고 임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니 귀중품은 물론 걱정까지 금고에 맡겨버리면 된다.
우리은행은 다음달 16일까지 하계 휴가를 떠나는 고객들의 귀금속이나 유가증권, 현금을 보관해주는 대여금고 무료 서비스를 실시한다. 전국 703개 영업점에서 대여금고를 이용할 수 있다.
지방은행 중에서는 대구은행과 경남은행이 무료 대여금고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대구은행은 다음달 26일까지 본점 영업부를 비롯한 총 33개 영업점에서 대여금고 서비스를 제공한다. 1인당 최장 10일까지 이용할 수 있다.
경남은행은 오는 8월 말까지 본점과 부산·경남(창원)·울산지역 지정 영업점에서 대여금고 서비스를 제공한다.
◇휴가지서도 은행 점포 이용하세요= 꼼꼼히 챙긴다고 했지만 막상 휴가지에 도착하면 미처 납부하지 못한 공과금 고지서가 떠오른다. 휴가가 끝난 뒤 일상에 복귀한 뒤 처리해도 되지만 연체료가 아깝다. 또 급하게 돈을 인출하거나 송금해야 할 때도 있다.
이처럼 휴가지에서도 금융업무가 필요한 고객을 위해 은행들이 이동점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휴가지 이동식 점포에서는 현금입출금과 통장정리, 계좌이체, 송금업무 등은 물론 재테크 상담까지 일반 은행 객장과 똑 같은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다음달 10일까지 충남 대천해수욕장에서 해변은행을 운영한다. '우리 이동점포'는 2대의 현금입출금기가 설치돼 있고 직원 3명이 상주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주말인 토·일요일에도 문을 열어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
신한은행도 다음달 12일까지 강원도 망상해수욕장에서 이동형 점포 '뱅버드'를, KB국민은행은 다음달 5일까지 강원 속초해수욕장과 대천해수욕장에 이동점포 'KB모바일스타'를 각각 운영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움직이는 하나점포'를 다음달 8일까지 대천해수욕장과 다음달 10~12일 인천펜타포트 락페스티벌에 출동시킨다.
◇돈 벌어주는 환전 서비스= 해외로 여름휴가를 보낼 예정이라면 환전은 필수다. 하지만 최근 국내외 경기 불안 요인으로 환율이 오르는 분위기라 고민이 많다. 얼마 안 되는 돈이더라도 이왕이면 저렴한 수수료 혜택을 받아 환전하고 싶은 게 인지상정. 시중은행들 역시 이런 고객들의 마음을 꿰뚫는 환전 서비스를 내놓으며 고객들 마음 사로자기에 나서고 있다.
외환은행은 달러나 유로화, 엔화 등 주요국 화폐는 물론 몽골이나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전세계 42개국의 화폐를 환전해준다. 8월말까지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서 사이버 환전의 경우 최대 70%까지 환전 수수료를 우대해준다. 뿐만 아니라 환전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55인치 LED TV(1명) 등 총 2,012명에게 경품을 제공한다. 카드 신상품인'2X카드'를 발급받으면 쿠폰북, 국제전화 무료이용권 등도 증정한다.
신한은행은 오는 9월15일까지 '섬머 드림(Summer Dream) 환전·송금 페스티발'을 실시한다. 행사기간 중 미화 500달러 이상 환전하는 고객에게는 롯데면세점 선불카드나 공항철도 30% 할인권, 인천국제공항 허브라운지 30% 할인권 등을 제공한다.
하나은행은 달러나 엔화, 유로화 환전 고객에게 최대 60%의 수수료를 우대한다. 특히 2인 이상이 동시에 환전 및 송금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VIVA체크카드 소지고객에게는 우대 수수료를 추가로 10% 더 적용해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