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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금사 대출회수 악성루머탓”/기아자동차 한승준 부회장(인터뷰)

◎“부동산 매각계획 자구책 아닌 합리화 조치 강 부총리 만나 기업실상·고충 토로했을뿐 그룹경영 정상… 정부자금 지원 요청한적 없다”한승준 기아자동차부회장은 『아시아자동차를 비롯 그룹 경영상태는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며 『아시아자동차 문제는 종금사의 갑작스런 자금회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혔다. 한부회장은 특히 『정부에 자금지원을 요청한 적이 없으며, 보유부동산 매각 등은 이미 오래전부터 추진해 온「경영합리화 계획」이지 경영부실에 따른 자구노력과는 차이가 있다』고 해명했다.한부회장은 24일 상오 여의도 기아그룹 빌딩 11층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김선홍그룹회장이 23일 강경식 부총리를 만난 것은 최근 악성루머에 시달리다 보니 일부 금융권에서 갑자기 대출금을 회수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정부당국에 기아의 실상을 설명하고, 근거없는 루머로 기업의 경영이 어려움을 겪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한부회장은 『이번 면담은 김회장의 요청에 따라 이루어졌다』며 『이 자리에서 강부총리는 금융권에서 대출을 급격히 회수, 기업경영을 어렵게 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매우 호의적인 분위기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김회장은 강부총리에게 정확히 어떤 이야기를 했나. ▲세가지로 알고 있다. 기아 협력업체의 진성어음에 대한 정상적인 할인, 수출금융한도의 확대, 제2금융권 여신규모의 현 수준 유지 등이다. ­아시아자동차를 비롯한 기아그룹의 경영상태는 어떤가. ▲정상적이다. 지난 4월부터 금융권 대출금을 5천억원 가량 줄였을 정도로 정상적인 상태다. 내수는 부진하지만 수출은 지난 4월부터 매달 4만대를 돌파하면서 사상 최대의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수출금융 한도확대 요청도 여기서 나온 것이다. 내수에서 판매대수는 감소해도 대형차(엔터프라이즈·뉴포텐샤)가 잘 팔려 매출은 줄지 않고 있다. 엔터프라이즈 1대는 프라이드 7대, 세피아 4대 분이다. 이 상태로 가면 올해 제반 경영목표는 초과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종금사들이 대출금을 회수하고 있는가. ▲인수합병설에 구조조정 파문으로 각종 악성 루머가 퍼진데 따른 것으로 알고 있다. 금융권이 갑자기 여신을 회수하면 우리나라에서 버틸 기업이 없을 것이다. ­자구계획을 내놓지 않았는가. ▲경영합리화 계획이지 자구계획은 아니다. 16만평의 아시아자동차 광주공장 부지 매각 등은 이미 오래전부터 계획돼 온 것이다. 이전 계획을 당초보다 2∼3년 앞당기는 것 뿐이다. 김회장이 부총리에게 기아의 경영이 정상적임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런 경영합리화 계획이 자연스럽게 거론됐는데 이를 마치 우리가 자구계획을 급히 만든 것처럼 오인됐을 뿐이다. ­광주공장 부지를 매각하려면 택지나 상업용지로 용도전환이 이뤄져야 하는데 광주시가 특혜시비를 우려해 제동을 걸 수도 있지 않은가. ▲광주공장은 이미 시내 중심지에 있어 택지나 상업용지로 용도전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녹지로 활용될 수밖에 없다. 공장부지를 공원으로 바꾸지는 않을 것이다. 광주시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외부에서는 현재의 기아사태를 지난 80년 이후 최대 위기로 보는 시각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 악성루머가 확대된데 따른 것으로 본다. 올해 그룹매출이 19조원에 달하고 수출도 사상 최대인 45억달러에 달할 것이다.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가 문제인데 지금의 사정은 80년대 위기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우리의 경영상태가 그만큼 정상적이라는 말이다. 금융권의 대출회수가 문제다. ­근본적으로 루머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그룹차원에서 표방하고 있는 「강한 기아」의 진면목을 보일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이 있어야 한다고 보는데. ▲일반적인 내용은 물론이고 노사협조도 어느 때보다 전망이 좋다. 김영귀 기아자동차 사장이 노조측과 인원합리화 계획에 대해서도 협의를 하고 있다. ­회사가 어려운데 노조가 쌍룡자동차 노조처럼 임금동결 등으로 회사에 협조할 움직임은 없나. ▲우리 노조도 조만간 가시적인 조치를 취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아에 대한 좋지 않은 이야기 가운데 기아특수강 문제도 큰 몫을 차지한다고 보는데. ▲기아특수강의 경영이 부실해서 자금지원을 해달라는 뜻이 아니다. 일본도 그렇지만 거의 모든 나라들이 특수강은 방산 등 특수산업으로 인식, 특별금리를 적용하는 등 정부에서 지원을 해주고 있다. 그런 지원이 아니더라도 매출 5천억원 규모의 특수강을 기아그룹에서 끌고 나가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 한부회장은 「삼성사태」와 관련, 『앞으로 자동차를 생산할 업체로서 현명한 처사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더이상의 언급은 피했다. 또 다른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에 대해 그는 『포드, 마쓰다외에 다른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박원배·정승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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