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리인상이 예상되기는 하지만 국내 기준금리는 추가로 인하될 거라는 기대감이 아직 높습니다. 그래서인지 고객 중에는 지난해 금리가 최저치라고 생각하고 3% 후반이나 4%대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았다가 올해 금리가 더 내려가자 변동으로 갈아타겠다는 문의도 종종 들어옵니다." (B은행)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국내 주택담보대출 시장이 혼란에 빠졌다. 지난 18일 막을 내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 조기 인상설은 잠재웠지만 이전에 동원했던 '인내심'이라는 표현은 삭제하면서 인상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강력하게 대두되고 있는 상황. 이 때문에 주담대 고객들은 고정금리 대출이냐 변동금리 대출이냐를 놓고 팽팽한 고민을 하는 모습이다.
A은행의 한 개인여신 담당자는 "아무래도 주담대는 장기 상품이다 보니 당장은 아니더라도 미국발 금리인상에 따른 여파가 있을 거라는 불안감이 있다"며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 대출이 0.3%포인트가량 비싼데도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비율이 꾸준히 늘어 최근 40%에 육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장기 고정금리 중에서도 5년 이후 변동금리로 바뀌는 혼합형 상품 비율이 점차 줄고 만기까지 고정금리로 가는 주택금융공사의 적격대출 선호도가 커져 두 상품의 비율이 한때 8대2까지 벌어졌다가 최근 5대5로 좁혀졌다"고 덧붙였다.
C은행도 상황은 비슷하다. C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는 금리변화를 그때그때 적용할 수 없는 고정금리 상품은 변동금리보다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정부가 할당한 목표치 수준 정도만 맞추려고 한다"며 "그럼에도 고정금리를 원하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말부터 목표치보다 5% 이상 웃돌고 있다"고 말했다.
정반대로 인내심을 가지고 추가 금리인하를 기다리는 고객들도 있다. D은행의 한 관계자는 "금리가 이미 낮아질 만큼 낮아졌고 내려갔기 때문에 만기 고정금리인 적격대출을 선택하기에 괜찮은 시기라고 안내해드리지만 금리가 조금이라도 더 낮아지기를 기대하는 고객들도 많다"며 "곧 출시될 안심전환대출 금리가 워낙 싸다 보니 안심대출 출시를 기다리며 자격조건을 묻는 문의전화도 쇄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한은이 추가적으로 금리인하를 한다면 저금리 막차를 타려는 고객들의 수요로 고정금리 상품 판매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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